경북테크노파크가 건물 입주 토지의 소유자인 영남대와 부실한 계약을 맺어 임대료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경북정보공개센터와 김제남 정의당 의원실은 19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경북테크노파크와 중소기업 기술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가 막대한 세금으로 건물을 지어 놓고도 토지소유권 등을 이전받지 않아 영남대학교에 막대한 임대료 수익을 올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테크노파크(TP)란,‘산업기술단지 지원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산업기술단지를 말한다. 현재 전국 18개소가 설립 돼 있다. 문제가 된 경북테크노파크(KTP)는 1998년 설립 당시 경상북도 경산시의 영남대의 토지 46,400평을 임대해 건물을 조성했다.
문제는 KTP가 당초 영남대로부터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는 ‘출연’이 아닌, ‘임대’를 받으면서 생겼다. 영남대는 1998년 7월, 경상북도에 해당 토지를 제공(출연)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토지를 출연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2004년까지 무상 임대를, 이후 부터는 5년마다 임대료를 합의해 결정하도록 하는 ‘임대’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때문에 KTP는 토지 출연을 받았다면 지급하지 않아도 될 연간 1억 5천만 원 가량의 임대료를 지급하게 됐다. 또한, 만약 KTP가 임대료 등의 문제로 영남대와 계약을 해지한다면 토지에 축조된 KTP의 건물도 관련 법에 따라 영남대에 기부해야 한다. KTP 건물은 170억가량의 정부, 지자체 예산 등으로 축조됐다.
이에 대구경북정보공개센터와 김제남 의원실은 “영남대와 KTP는 2004년 11월까지만 토지를 무상 사용하고 그 이후에는 임대료를 납부해야한다는 이상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막대한 세금으로 건물을 지어놓고, 정작 해당 TP가 토지나 건물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라며 “영남대학교가 비정상적인 특혜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남대학교는 2004년 12월 이후부터 올해까지의 토지 임대료 10억 4천만 원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출연한 토지는 KTP 소유가 되어야 함에도, 또다시 임대차 계약서를 쓰면서 출연받은 토지에 대해 임대료를 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제남 의원실에 따르면, KTP는 산하 연구센터였던 섬유기계연구센터가 2003년 한국섬유기계연구원으로 독립하자, 영남대로부터 임대받은 토지를 한국섬유기계연구원에 출연했다. 한국섬유기계연구원 역시 KTP와 같이 토지 소유권 문제에 빠지게 됐다.
홍춘호 김제남 의원실 비서관은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KTP는 토지를 섬유기계연구원에 다시 출연했다. 자산으로 인식한 것”이라며 “영남대가 토지 임대료를 10억 원가량 요구하는 상황인데, 애초 출연받기로 한 토지를 말도 안 되게 임대차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통 테크노파크는 설립 당시 자산이 없기 때문에 토지나 건물을 출연 받는다. 영남대의 경우 토지를 출연하더라도 대학내 연구 인력 확보, 기업 등 산업체와의 관계, 졸업생의 취업, 산학 연구기관과의 융복합 학문 등 여러 이익을 받게 되는데 임대차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김제남 의원은 “테크노파크와 전문연(한국섬유기계연구원 등)들이 설립된 지 20여년이 지나면서 당초의 설립취지는 사라지고, 감독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치 속에 구조적으로 관피아의 재취업 통로와 지역토호들이 결탁된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며“설립취지인 산학융합을 통한 지역산업 활성화와 중소기업 기술지원을 위해 불합리한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하며, 막대한 혈세가 지원된 만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KTP 측은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은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부지를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윤권 KTP 경영기획팀장은 “최초 토지를 출연하기로 했으나 영남대가 사립학교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법령상 부지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다며 “영남대가 출연한다는 확약서가 들어간 것은 맞지만, 이사회와 교육부 장관의 승인 등이 필요해 절차가 복잡했고, 당시 사업 신청 기한을 맞추기 어려워서 임대 형태로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10억여 원의 임대료를 물어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부 임대료가 아니라 3년치의 임대료 약 4억 5천만 원에 토지의 용도 변경으로 인한 영남대 추가 세금 납입분 6억원을 KTP에서 부담하기로 했기 때문”이라며 “부지 이전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에 이곳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철규 영남대 시설관리 처장은 “당시 테크노파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학이 됐고 영남대는 사업에 사용할 땅을 제공했다. 하지만 토지를 출연한 적은 없고 임대를 했을 뿐이다. 현재 KTP와는 임대차 계약을 재계약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