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골프클럽(경주시 외동읍)의 노동자 5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해 해고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집회 과정에서 경찰이 노조원을 폭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 측은 오병국 경주경찰서장을 고소할 예정이다.
지난 5월 9일, 노조원들은 서라벌골프클럽에 성실교섭, 노동조합 인정 등을 요구하며 서라벌골프클럽 진입 사거리의 천막농성장에서 집회장소인 서라벌골프클럽 경비실 앞까지 행진한 바 있다. 당일 오전 11시 경, 행진 선두차량이 집회장소를 10여 미터 정도 앞둔 지점에서 옆 차선으로 방향을 틀자, 미리 대기 중이던 경찰은 차량을 막아섰다.
경찰이 막아서자 송무근 경북일반노조 부위원장은 마이크를 들고 “현장에서 집회하는 것은 정당하니 경찰은 막지마라”고 항의했다. 경찰은 “계속 방송하면 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하겠다”고 경고하고 송무근 부위원장의 마이크를 뺏고 연행했다. 김종태 서라벌골프클럽지회 조합원은 방송차를 운전하다 연행이 됐다. 방송차를 1차선 도로 쪽으로 뺐다가 경찰의 경고방송을 듣고 차를 다시 2차선으로 돌렸지만, 경찰은 김종태 조합원을 수갑 채워 연행해갔다.
김종태 조합원은 “현장으로 집회하려고 차를 몰았는데 경찰이 막아섰고 갑자기 잡아갔다. 잡혀가면서도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잡혀갔을까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놓았다.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연행된 노조원 수는 8명이다. 경찰은 이중 6명에게 뒷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또한, 연행과정에서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한 노조원은 총 4명. 2명은 곧바로 경주경찰서로 연행되었고 나머지 2명은 응급후송 됐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DSC지회 조합원 권 모씨는 경찰이 캠코더를 빼앗으려 했고,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얼굴을 발로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권 씨는 경찰방패막 안으로 끌려들어가며 앞으로 넘어졌는데, 이때 경찰이 얼굴을 발로 찼다는 것이다. 현재 권 씨는 눈에 핏줄이 터져 병원 치료 중이다. 다스지회 조합원 최 모씨도 경찰의 발에 허리를 맞았다며 통증을 호소했으나, 경찰서로 연행됐다.
응급실로 후송된 2명 중 세진지회 조합원 최 모씨는 경찰들로부터 가슴과 배 쪽을 발로 밟혔다고 했다. 최 씨가 바닥에 쓰러져 있을 당시 경찰이 최 씨의 팔만 잡고 끌어당겨 연행해가는 과정에서 목과 손가락의 인대가 늘어 났다는 것이다. 최 씨도 이날 응급 후송됐다. 같은 지회 조합원 윤 씨도 경찰들로부터 양팔이 잡혀 쓰러진 채 오른쪽 눈 주위 등을 구타당했다며 병원에 입원했다. 윤 씨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한 9일 진료실과 화장실까지 형사가 따라 들어오는 등 감시를 당했다. 이들은 병원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는데, 최 씨는 경부, 좌슬부, 관절 등에 염좌와 좌슬부 찰과상 등을 진단 받았고, 윤 씨는 뇌진탕, 안면부와 요추부의 좌상 등을 진단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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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후송된 노조원의 진단서. 제공: 금속노조 경주지부 | | |
연행된 8명의 노조원들은 5월 9일 오후 10시 경 추가조사를 받은 2명을 끝으로 전원 석방되었지만 노조원들은 통증과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최해술 민주노총 경주지부장은 “죄 없는 노조원들을 방패막 뒤로 끌고 가 집단적으로 폭행하고 수갑을 채워 연행한 경주경찰서의 만행을 시민들에게 알려내고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경찰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경주경찰서로 전화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