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제작한 시민이 구속되자, "사법부가 정부 눈치를 보고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시민 박 모씨(41, 전북 군산)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30일 구속된 바 있다. 박 씨는 전단지를 통해 ‘박근혜도 국가보안법 철저히 수사하라’, ‘정 모씨 염문 덮으려고 공안정국 조성하는가’ 등의 주장을 펼쳤고, 검찰은 이중 염문 부분이 허위사실이라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지법은 같은 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박씨의 범죄 행위가 상습적이고 도주 증거 인멸 우려·재범의 우려가 있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문제는 지난 2월 변홍철(46, 시인) 씨가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박 씨가 제작한 전단지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시작됐다. 대구수성경찰서는 2월부터 3월까지 변홍철 씨와 박 씨에게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각각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에 박 씨는 ‘개 사료’를 발송하는 등의 방법으로 항의했다. 이후 박 씨는 지난달 21일 수성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조사가 끝나기 전에 되돌아갔다.
이에 4일 오전 11시,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박 씨의 석방을 촉구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치검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인권운동연대 등 인권단체와 함께 시민 20여 명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시민 223명은 박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개인 연명에 참가했다.
이들은 “현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구현을 이루어내는 핵심적 가치다. 표현의 자유를 정당하게 행사한 박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부정하는 공권력의 폭거”라며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죄목은 국민이 다양한 시각으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씨는 주거가 분명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나 도망할 염려가 없어 구속 사유가 없다”며 “그럼에도 구속한 것은 검찰과 사법부가 정부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홍철 씨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나고 당일 구속이 결정됐다. 예외적인 일다. 급하게 탄원서를 100여 장 넣었지만 펼쳐볼 시간도 안 됐을 것”이라며 “구속 사유도 말이 안 된다. 주거지가 일정치 않고 직업도 없다는데, 군산 시민이고 작가다.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다. 이미 가택을 압수수색도 했는데 주소도 분명하고, 출석요구에 응해 자진 조사도 받았다. 모든 활동을 SNS로 공개해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에게 경찰 간부가 폭언을 행사한 것도 추후 문제를 제기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씨는 현재 수성경찰서에 구속돼 있다. 수성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대구지방검찰청에 송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