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내 아이를 빼앗겼을까. 분노합니다. 절망스러운 고통은 지금도 반복됩니다.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건우야. 너와 함께할 때가 행복했다. 너 없는 하루는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이제 잊으라고? 덮으라고? 그만하라고? 네게 갈 때까지 힘들어도 잘 살아갈게. 네게 갈 날이 길지 않도록 기도해줘”(세월호 참사 희생자 故김건우 씨의 어머니 오선자 씨)
15일 오후 7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 위로와 추모 미사’가 열렸다. 대구시 중구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서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한 미사에는 신자 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미사에는 단원고 故오준영 씨의 어머니 임영애 씨도 참여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아직도 유가족 실종자 가족, 생존자 가족의 울부짖음이 계속되고 있다. 가만히 있지 않고 분노하며 행동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계속 증폭되고 있다. 고통의 소리가 있는 한 메아리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거짓을 꾸미는 어둠의 세력에 의해 진실이 계속 침몰하고 있다. 어둠은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우리는 진실을 구해야 한다. 진실은 침몰하지도 침묵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조환길 타티오 대주교는 본기도에서 “유례없던 사고에 온 국민이 절망하고 분노했다. 참사 이후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 1년 전과 똑같은 심정으로 기도드린다. 달라진 것이 없다”며 “아직 실종자 9분이 남아 있고 희생자 유가족은 끝없는 슬픔에 잠겨있다. 다시는 그런 참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무슨 잘못이 있었는지,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잘 들은 죄인 지, 유가족과 슬픔과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난 희생자의 생명과 안식을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사에 참여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故오준영 씨의 어머니 임영애 씨는 “1년 동안 살았던 얘기보다는, 감사했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면서도 오준영 씨 이야기를 하면서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4월 15일, 저녁 여섯 시에 저희 아들에게 전화 왔었습니다. 안개가 껴서 못 갈 것 같다고. 선생님이 뭐라 하시니? 어른들 말 듣고 있으면 돼. 선생님 말 들어. 추억 쌓고 와. 이제 여덟 시면 아이가 인천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간 시간이에요. 팽목항에서 사고 8일 만에 부패한 모습으로 나왔어요. 하느님 도대체 누구의 편이십니까. 우리가 왜 시체 장사한단 소릴 들어야 합니까. 왜 저들의 말을 막지 않으십니까. 자식들 죽음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저희에게 힘을 주십시오”(임영애 씨)
같은 날 경상북도 포항시와 왜관읍 에서도 미사가 열렸다.
이날 오후 9시부터는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대구민예총과 전방위예술행동네트워크가 주최한 예술행동 '기억으로의 수학여행-세월호를 기다리며'가 열렸다. 이들은 버스킹, 퍼포먼스, 그림자 극 등을 이어가다 4월 16일 오전 4시 16분 대구시내 일대를 행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