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교수회를 향해 “권리 위에 잠자서는 안 된다”는 날 선 지적이 쏟아졌다. 교육부의 총장 후보자 임용 제청 거부에도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4시 30분, 경북대 교수회 경북대 민주화교수협의회가 주최한 ‘흔들리는 대학, 위기의 국립대’ 토론회에서는 교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경북대 비정규직교수노조, 학생, 법조계, 언론,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시작은 경북대의 상황과 대응에 대해 발제를 맡은 이형철 교수(물리학과)였다. 발제는 총장 임용 제청 거부는 교육부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임용하려는 것이란 지적이었다. 이형철 교수는 발제를 맺으며 교수회를 향해 “핵심은 당사자인 교수회가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본부와 교수회는 당사자인데 형사고발이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서지 않는다”고 물꼬를 텄다.
이후 교수회를 향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비정규직교수노조가 이어받았다. 토론 패널로 참여한 정보선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경북대분회장은 “우리는 직선제든 간선제든 투표권이 없지만, 관심 두고 노력했다. 교수회도 찾아가 문계완 의장도 만났으나 총의를 모아야 한다고만 했다”며 “지금까지 총의를 모으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총의가 언제 모일지 모르겠다. 대학의 중심은 교수, 학생, 시민, 비정규교수, 교직원이다. 지역 여론도 모두 도와주는데 언제까지 교수회는 탁상공론만 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남호진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장)는 교육부의 위법을 지적하며 역시 교수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남호진 변호사는 “토론회 참가 전까지도 교수회 주최 토론회로 생각했는데 아니다. 언제까지 총의를 모을 것인가. 교수회가 대학자치의 가장 큰 권리를 갖고 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며 “교육부의 재선거 요구는 행정절차법상 중대한 흠결이 있다. 위법한 상황에서 침묵하면 어떻게 교육을 말하겠나. 비대위 체제를 출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준 매일신문 차장도 “본부와 교수회가 한뜻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상준 차장은 “교육부가 상식적이지 않다. 여러 차례 교육부와 얘기 나눠봤는데 교육부의 뜻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들이 여러 가지”라며 “코드 인사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결국 여론이 붙어야 한다. 여론 모는 것에 교수회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정우 교수(경제통상학과)는 “갑질하는 교수회가 어떻게 교육부의 갑질에 항의하겠나. 이제 행동해야 한다”고, 박진원 생물교육과 학생은 “학과 통폐합, 구조조정 등 싸움에서 항상 학생만 싸웠다. 교수회가 방관적이다. 비대위 꾸려 함께 싸우자”고 요청했다.
교수회를 향한 성토가 이어졌지만, 교수회가 지금과 다른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머리에 띠 두르고 나서기보다는 제도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한다.
문계완 교수회 의장은 “교수회가 잠자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생각한다. 현재 문제는 코드인사이거나 총장 후보자의 개인적 비리 때문일 것”이라며 “비대위 구성 문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교수회 내부적으로) 의장단이나 평의원회를 고려할 때 아직은 (확답하기 어렵다). 상황 변경에 따라 대처할 것이다. 머리에 띠 두르기보단 제도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태환 교수회 부의장(수의학과)도 “교수회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여러 단체와 정치권, 시민단체의 의견을 존중하고 평의회, 대의 기구, 의장단 등 구성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행동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회의 자못 신중한 태도는 방송통신대학교 교수회의 행보와도 비교된다. 방송대는 2014년 9월 29일 총장 재추천을 요구받은 이후 한 달 만에(11월 5일) 교수회의 결의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학내외로 총장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교수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