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의 A 정신병원이 달서구 정신보건심판위원회의 퇴원 명령에도 환자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약 7개월 동안 더 입원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은 환자가 퇴원을 요구했을 때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4일, 해당 병원장을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인권위)는 지난해 7월, A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던 강모 씨(55)에게 퇴원하고 싶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조사를 시작했다.
인권위의 조사결과, 강 씨는 2013년 10월 A정신병원의 정신의학과 전문의에게 ‘알코올 의존’을 이유로 입원 권고를 받았다. 당시 강 씨는 보호의무자인 동생이 동의해 A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2014년 3월, 정신보건심판위원회의 계속입원 심사결과에 따라 달서구청장은 강 씨의 퇴원을 명령했다. 그러나 병원은 강 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속 입원시켰다.
정신보건법 제24조(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4항에 따르면, 정신의료기관장 등은 심사결과에 따라 퇴원 명령을 받으면 당해 환자를 즉시 퇴원시켜야 한다.
당시 병원은 서류상으로만 강 씨를 퇴원시키고, 자의입원 신청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강 씨는 병원에 계속해서 퇴원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7월 인권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정신보건법 제23조(자의입원) 1항과 제2항에 따르면, 자의입원 신청서를 제출하고 자의입원한 환자가 퇴원신청을 하면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지체 없이 퇴원시켜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동법 제55조(벌칙)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보호의무자인 동생이 병원에 찾아온 2014년 7월 15일, 강 씨는 퇴원했다. 그러나 동생이 다음날인 16일 자로 입원 동의서를 미리 작성해 병원에 제출했고, 강 씨는 하루 만에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당시 병원은 강 씨에게 퇴원이 아닌 하루 외박으로 안내했다.
강 씨는 퇴원명령이 내려진 지 7개월이 지난 2014년 10월 31일이 되어서야 퇴원할 수 있었다.
인권위는 “(A 정신병원장은) 치매와 조현병으로 보호의무자 없이는 퇴원할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보호의무자가 올 때까지 강 씨를 보호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병원에 입원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알코올 의존’을 이유로 입원을 권고하였던 점, 계속입원 심사 결과 계속입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된 점을 고려할 때, A 정신병원장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퇴원 명령을 받고도 퇴원시키지 않은 점, 자의입원 환자의 퇴원 요청을 거부하고 퇴원시키지 않은 점은 정신보건법 제24조 4항과 제23조 제2항을 위반”이라며 “헌법 제12조에 보장된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는 A 정신병원장에 재발방지를 위한 직원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또, 달서구에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관할 지역 내 정신보건시설 관리·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이후 달서구 보건소는 A 정신병원에 시정명령을 내렸고, 인권위 권고에 따라 병원은 자체 인권 교육을 실시했다. 현재 사건을 이송받은 대구성서경찰서가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