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전담사가 20여 일의 파업 끝에 경북교육청과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학교로 복귀한 돌봄전담사들이 근로조건이 저하된 계약을 강요받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북교육청은 "시급만 줄지 않는다면 근로조건 저하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1일 파업 종료 이후 파업에 참가했던 돌봄전담사들이 학교로 돌아가 근로계약서를 쓰려고 했으나, 학교 측에서 기존 근로시간보다 단축된 계약을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에 따르면 현재 파업 참가 돌봄전담사 중 10여 명이 3일 현재까지 학교와 재계약하지 못했으며, 이들은 이전보다 감축된 근로시간으로 계약하기를 강요받고 있다.
앞서 돌봄전담사 30여 명은 지난달 12일부터 파업하고 “이영우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경북교육청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그러던 중 17일, 농성하던 돌봄전담사 19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며, 석방 이후에도 천막농성을 지속했다.
이후 1일 이들은 ▲학교현장에 농성자들에 대한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보장 지도 ▲무기계약 전환 판단 기준 수립 ▲돌봄전담사에 대한 만족도 조사 및 평가를 통한 재계약 지침 변경 ▲근로시간과 처우개선 관련해서는 성실 교섭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당시 교섭 자리에는 이금옥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과장이 나왔다.
이에 노조는 3일 오전 10시 천막 농성 해단식을 열고 “학교의 ‘갑질 횡포’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대책 수립”과 “고용안정 보장 및 성실교섭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노조는 “합의를 교육청이 성실하게 이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2일부터 학교로 복귀해 돌봄교실을 정상운영한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돌봄교실 운영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 14시간 일하던 노동자에게 주 3시간 계약서를 내밀고 싫으면 나가라는 학교의 횡포가 있다”며 “교육청은 초단시간 계약을 악용하여 같은 학교에서 몇 년을 일해도 매년 신규채용에 응시하게 하고 근로조건을 저하하는 비인간적인 학교를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연 노조 사무국장은 “1일 합의서를 쓰고 학교에 복귀한 조합원이 학교 직원이 아니라고, 교실이나 학교에서 쫓겨난 경우가 있다. 오늘(3일)도 계약서를 쓰러 갈 것”이라며 “N초등학교의 한 조합원은 주 14시간 근무했는데 주 3시간 계약을 강요받았다. 교육청은 시급이 줄어든 것은 아니니 근로조건이 저하된 것이 아니라고 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근로조건의 저하가 없는 고용보장을 위해 학교를 지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북교육청은 노조와의 합의가 교육정책과장의 재량으로 결재한 것이며, 파업 참가로 근로조건이 저하된 경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금옥 교육정책과장은 “전담사의 시급이 하락되지 않았다면 근로조건 저하라고 볼 수 없”다며 “노조가 (근무시간을 줄였다고) 주장하는 학교는 적은 학생 수에 비해 프로그램이 많은 경우다. 방과 후 학교, 다문화교실, 돌봄교실이 있는데 인근에 학원도 잘 없어서 학부모들의 방과 후 학교에 대한 요구가 있어 시기가 맞물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기계약 전환의 경우는 돌봄전담사들이 주장하는 정황 자료만으로는 안 되고 실질적인 증빙 자료가 있다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앞으로 “매일 아침 출근 선전과 수요일 집중 집회”를 할 계획이며, 교육청이 합의를 불성실하게 이행한다면 “2차 파업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