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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5년02월24일 16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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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의 위기면 찾아오는 애국주의의 망령
시궁창 같은 사회에 ‘대한독립 만세’로 화답할 순 없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경북도는 23일 일본 독도의 날 규탄 결의대회에서 대형 태극기 제막식을 진행했다. [사진=포항시청]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오듯 애국주의의 망령이 다시 찾아왔다.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며 정부는 애국심 고취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날이면 날마다 찾아오는 일본 시마네 현의 ‘죽도의 날’ 행사는 호재가 됐다.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조차 애국주의의 망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부는 연이은 인사 참사, 원칙 없는 조세제도, 일방적인 정당 해산 등으로 여러 방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최근 푼돈을 모아 박근혜 대통령 비판 유인물을 제작해 전국 각지에서 배포했다. 경찰은 서울, 대구, 부산 등지에서 유인물을 배포한 시민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에서 유인물을 배포한 남성은 집이 압수수색 당했다. 그런데도 유인물을 배포한 시민들은 두렵거나 벌벌 떨지 않는다. 선출권력에 대한 비판할 자유가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구에서 유인물을 배포한 이들은 실명을 밝히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발송하고 SNS에 인증샷까지 올렸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을까. 교육부와 국토부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행정자치부는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국기 게양율을 높인다는 취지로 공동주택 동별 국기꽂이 의무화, 초중고교생 국기 게양 후 인증샷 제출 등을 시책으로 제시했다. 또,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태극기에 대한 관심은 애국심의 척도”라며 태극기 게양 법안을 발의했다.

이 때문인지 대구시, 경상북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3.1절을 앞두고 대대적인 국기 게양 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경상북도는 3.1절 이전에 모든 시군에서 국기 게양 행사 계획까지 잡았다.

▲경북 경산시는 태극기 달기 운동 적극 동참을 위해 청사 앞에 '태극기 바람개비 동산'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사진=경산시]

또, 북한 다음가는 꽃놀이패로 손꼽히는 패, 일본도 등장했다. 일본 시마네 현은 22일 조례로 제정한 ‘죽도의 날’ 행사를 열었다. 10회째 열리는 이 행사에 아베 내각은 3년째 참석했다. 이에 반발해 경상북도는 포항에서 ‘죽도의 날 대응 범도민 규탄결의대회’를 열었다. 16세기 일본이 통일 후 내부 안정을 위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것처럼 정부는 당분간 혼란한 내부를 덮어둘 좋은 먹잇감을 찾았다.

국어사전은 '애국주의'를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일하는 사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찍이 뇌출혈로 세상을 등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노래 <절룩거리네>를 통해 “내 발모가지 분지르고 월드컵 코리아 내 손모가지 잘라내고 박찬호 20승”을 노래했다. 지금 시점이라면 “내 일자리 분지르고 독도는 우리땅 내 자유를 잘라내고 태극기 게양” 쯤으로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시궁창 같은 삶,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우리는 정부가 주입하는 ‘애국주의’에 “대한독립 만세”로 화답할 순 없지 않겠나.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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