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 초등학교 돌봄전담사 30여 명이 철야농성 이후 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경상북도교육청은 ‘2015 초등돌봄교실 운영계획’(운영계획)을 통해 무기계약직 돌봄전담사의 임금체계를 노조와의 협의 없이 1일 4시간으로 맞추려고 해 노조의 반발을 샀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는 9일, 12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으며, 파업에 앞선 11일 오후 6시 50분 교육감실 앞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는 철야농성의 이유로, “5일, 9일, 10일 세 차례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전화로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측은 농성 당일 오후 9시경 노조 측에 1차 퇴거요청 했고, 12일 오전 10시 20분 5차 퇴거요청 한 이후 별다른 제지를 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파업 집회에서는 주로 2가지 요구가 나왔다.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돌봄전담사의 처우를 개선하라는 요구와 무기계약 돌봄전담사의 노동시간을 4시간으로 하향 평준화 하는 방침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초단시간 돌봄전담사의 경우, 교육청은 운영계획을 통해 무기계약자의 현원 유지를 위해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계약도록 했다. 또한, 임금도 시간당 1만 원으로 고정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초단시간 돌봄전담사는 교통비를 포함해 시급 1만3천 원 이상을 받았으나, 이번 운영계획대로 적용되면 교통비 지급 여부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돼 사실상 받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2014년 교육부 국정감사 제출자료를 보면, 경북의 돌봄전담사 712명 중 무기계약직은 171명으로 24%를 차지했다. 나머지 돌봄전담사 541명 중 528명이 15시간 미만으로, 대부분 초단시간 근로자에 속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가 아니다. 이 현황과 “무기계약자 현원을 유지”하라는 교육청의 운영계획을 종합해보면, 저소득층 자녀 등에 대한 내실 있는 돌봄교실 운영  보다는 돌봄전담사를 비정규직으로 유지하는 노동 유연화에만 급급하다는 노조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무기계약 돌봄전담사의 경우, 경북의 경우 이전까지 주당 5시간 이상 근무했지만 4시간으로 ‘표준화’함에 따라 급여 자체가 감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노조는 상시근무 1일 6시간 이상 근무제를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초단시간 노동자 고용보장 △실 근로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실 근로 15시간 이상자 무기계약직 전환 △상시근무 1일 6시간 근무제 확립 △학교회계직 공통수당 100% 지급을 요구했다.

노조는 조합원의 파업 참가를 지명하는 소위 ‘지명파업’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하며, 현재 지명파업에 참가하는 학교는 경북지역 약 50개교다.

허학선 노조 조합원은 “교육청은 무기계약 현원 유지원칙을 통해 무기계약직을 늘이지 않을 방침이다. 정상적인 돌봄교실 운영보다는 비용 절감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며 “무기계약직의 경우도 4시간 근무하게 되면, 현재 1백만 원가량의 급여가 76만 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전의 체계나 4시간 표준 체계 중 좋은 쪽을 선택하라지만 학교장이 4시간 표준 체계를 강요해 사실상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북교육청은 12일 노조의 집회 도중 5차 퇴거요청 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심영수 경북교육청 총무과 사무관은 “퇴거요청으로 안내는 하지만 강제로 밀어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12일 오후 6시에 경북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14일 오후 3시에는 전국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