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근로빈곤층 취업 우선 지원사업의 현황과 대안을 마련하는 장이 열렸다. 현행 근로빈곤층 취업 우선 지원사업과 관련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수급권을 권리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점과 국민연금공단이 담당하는 현행 근로능력판정제도의 문제점이 주요하게 지적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근로빈곤층 취업 우선 지원사업’은 근로능력이 없는 수급자들에게 자활이 아닌 무조건적인 취업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어왔다.
반빈곤네트워크, 대구광역자활센터,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2월 3일 오후 2시 국채보상기념관 2층 세미나실에서 ‘근로능력 판정과 근로빈곤층 취업 우선 지원사업’과 관련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범사회적 이슈로 인해 탄생되었다는 것, 시혜가 아닌 권리라는 점, 근로빈곤층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도 “근로빈곤층에 대해서는 근로를 해야지만 급여를 주고 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 사람들이 정말 근로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을 하여야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진숙 교수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이들은 자활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인 취업 및 취업 유지를 하기에는 어려운 집단이다. 정신건강적인 문제도 전체의 1/3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자활사업 참여현황을 보면 매뉴얼이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 단순노무직의 근로경험이 주였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고용체계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자활참여자의 특성도 있고, 참여자의 특성/복지제도 재편/구조를 반영하여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 기관 간 전달체계 조정도 필요하고, 근로 강요가 아닌 사례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기존에 수급자들은 근로능력판정을 의료기관을 통해 가능했었는데, 2014년 6월부터 국민연금공단에서만 진행하게 됐다. 11개 부분을 평가하는데 3가지만 대구에서 판단하고 나머지 8개는 서울에 올린다”며 “대면하지도 않고, 당사자가 근로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임의적이냐”고 지적했다.
또, “근로능력 판정에서 변경된 상황이 있으면 무조건 고용노동부로 이관된다.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근로우선형 복지제도로 전환된다”며 “근로능력판정이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는 상황, 영수증 하나 서류 하나를 통해서 판단하는 게 많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창호 집행위원장은 “공단의 이의신청 제도가 있지만 3개 구 정도에서만 이의신청이 이뤄졌고, 나머지는 이의신청이 알려지지도 않고, 신청조차 없었다”며 “시군구의 조사계에서 가지고 있다가 공단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본다면 국가가 사회복지공무원의 온정적 판단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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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참석한 권혁환 달서구청 주민생활지원과장은 “의학적 평가 절차의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3개만 판정하고 나머지는 중앙으로 올리고 있는데 정보공유의 부족 문제가 있다”며 앞선 문제 지적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민원인의 문의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나 구체적 정보가 없어 설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단 담당자의 연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있다. 근로빈곤층의 자립, 자활을 위해서는 복지와의 연계체계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태맹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 대표는 “2012년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 절차가 넘어가는 그 시기에 진단서가 변경되었다. 이전에는 평가대상 질환을 2개를 골라서 어느 단계인지 체크를 해서 보냈고, 지금의 진단서는 이 단계에 대한 표가 없다”며 “평가내용을 가지고 기준표에 따라 소견을 적을 수는 있으나 결국 의사의 온정적 판단을 믿지 못하니 자료만 내 놓아라, 판단은 공단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맹 전 대표는 “적어도 이전 판정 기준에서는 대상자의 의료기록이나 증상과 변화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공단에서는 대상자를 직접 만나보지 않고 치료 경과내용에 무얼 적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덕용 부산연제지역자활센터장은 “수급권은 당사자의 당연한 권리다. 노동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탈수급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취업률은 높아지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의 노동권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당사자 의지가 있어야 제대로 된 노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권혁장 국가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인권친화적으로 가려면 권리로서 인정되어야 한다. 국가의 재정적 상황 때문에 국민들이 누려야 하는 권리들이 제한되지 않아야 한다”며 “수급권을 신청하고 보장을 받는 과정이 굴욕적인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의국기법은 권리 증진, 보장이 아닌 여전히 시혜적인 면이 많다”며 “심의, 판정시스템이 외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참여하에 관계되는 사람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책임의 중심인 국가가 주도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고민해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