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경북대학교 총장 후보자 임용제청 거부로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강연회가 교수회 주최로 열렸다.
21일 오후 2시, 경북대학교 교수회 회의실에서 열린 강연회 ‘대학 이해하기’에서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정책위원장)는 ‘대학구조개혁과 국립대학의 공공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임재홍 교수는 최근 경북대 등 국립대학교 총장 임용제청 거부사태가 이어지는 이유로 “MB정부 당시 추진했던 국립대 법인화 정책이 실패해서 그 우회 정책으로 추진한 대학 선진화정책의 일환”이라며 “국립대의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이 관심을 두지 않도록 하면서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서로 싸우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교육부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국립대학교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한 이유는 국립대를 사립대화하고, 대학교육으로 영리를 추구하기 위함이란 주장이다. 임재홍 교수는 “교육 사업을 통해 영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면 대학은 기업이 된다. 산학협력이 그 일환”이라며 “산학협력을 통해 이익을 개인 투자자가 가져갈 수 있는 교육의 영리화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언론에서는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라고 표현하지만, 대학사회에서는 임명제도 아니고 직선제도 아닌 지금을 로또라고 표현”한다며 “결국 총장 임용제청 거부는 국립대 지배구조의 문제다. 재정을 삭감해도 고마움을 표할 수 있는 총장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장 직선제로 정부의 국립대학교 길들이기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견해도 비쳤다. 임재홍 교수는 “전북대학교는 총장을 임명했다. 전북대 교수회를 만나보니 임명이 안 될 시 교수회에서 직선제를 다시 하겠다고 나선다는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임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분명 귀담아들을 이야기”라고 말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김창조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육부의 정책실패를 점검해야 한다.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한국은 문화수준은 높지 않지만, 교육수준이 높아서 외부효과를 누리므로 교육이 중요하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 기업도 없는 대구에서 유일한 자원이 교육이다. 대구시가 오히려 나서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순영 경북대학교 교수회 사무부처장은 이날 토론회의 취지로 “총장 임용제청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는 교육부의 국립대 정책의 연속 선상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며 “우리 대학의 사명이 무엇인지, 어떻게 우리 위상을 정립해야하는지에 대한 토론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학 이해하기’ 강연회는 오는 2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대학의 역사적 이해”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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