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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5년01월12일 11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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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따뜻한데 단독빌라, 주택은 왜 이렇게 추울까?
[기고] 우리집 난방비 절반으로 줄이는 단열 (1)

조기현(다울건설협동조합) ptpen10@hanmail.net

[편집자 주] 겨울이면 찾아오는 추위. 따뜻한 방을 기대하며 집에 들어서지만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 온도를 높이기 주저한다. 에너지에도 계급이 있다는 말처럼 추위 앞에 서민들의 서러움은 늘어난다. <뉴스민>은 난방과 냉방을 위한 단열, 그리고 에너지 적정기술 등을 소개하고 2월께 '단열 교실(가칭)'을 준비하고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날씨가 추워질수록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가 서럽도록 생각나는 계절이다. 허허벌판 같은 공사 현장에서 손발이 얼어가며 일을 하는 사람은 따뜻한 아랫목이 간절할 것이고, 종일 추위에 떨면서 거리를 헤매다가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엄마 품 같은 따뜻한 집이 그립다. 그러나 집에 들어와도 따뜻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매서운 추위가 기다리고, 아무리 보일러를 돌려도 보일러는 보일러대로 돌고, 아무리 기름값이 내렸다고 하지만 그래도 방마다 다 보일러를 돌리지 못한다.

겨우 방 한 칸 보일러를 돌리지만 잠잘 때 잠시뿐이다. 그렇게만 보일러를 돌려도 한 달 난방비가 20만 원을 훌쩍 넘기기 예사다. 2015년 현재 등유 가격은 L당 1111.5원으로 200L 한 드럼 가격이 약 22만 2,300원이다. 4인 가족 방 두 칸 난방하면 보통 1.5-3드럼을 사용한다. 월 난방비는 33만 원에서 66만 원가량 나온다.

이렇게 아낌없이 난방해도 사실은 그다지 따뜻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데 어린아이라도 있고, 노인이나 환자가 온종일 있어야 하는 가구라면 난방비는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거나, 아니면 옷만 더욱 두텁게 입고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 겨울 난방비가 거저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선은 난방 연료 가격이 싸다. 도시가스가 기름보다 싸기 때문이고, 집단 주거지가 외기에 노출된 부분이 적기 때문에 단열에서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지어진 아파트일수록 단열규정이 강화되어 단열이 그나마 잘되는 이유도 있다. 결국은 가난할수록 더 비싼 연료를 사용하고 가난할수록 더 춥게 살아야 하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독주택은 왜 이렇게 추운 거야?

단독주택이나, 빌라는 왜 이렇게 추운 거야?

건축물에 대한 단열 규정을 두기 시작한 것은 20년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현재로부터 15년 이상 된 건축물들은 거의 단열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렇다고 지금 지어진 집들은 단열이 잘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오랫동안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왔고, 지금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단열에 대한 규정도 수많은 단열재 중에서 각 단열재마다 시공방법도 다른데 어떻게 시공해야 하는지 건축주도 업자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실제 단열 시공을 하는 건설 노동자들도 단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거의 90%가 넘는다고 하면 믿겠는가?

실제 내가 시공한 여러 현장도 당시는 비버드 단열재를 어떻게 시공하는지 몰랐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단열재 스티로폼만 넣으면 되는 줄 알았다. 슬라브에 단열재 시공을 하면서 못으로 대충 꽂아 놓고 틈이 벌어져도 그냥 대충 둔다. 건축주라도 와서 왜 이렇게 하느냐고 하면 스티로폼 사이에 시멘트 물이 들어가면 더욱 튼튼하다고 둘러대고 넘어간다. 15년 이상 된 집들은 벽돌식 구조의 집이 많았다. 당시는 벽돌구조의 집짓기가 일반적이었다. 벽돌집 구조는 중단열을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인데, 중단열은 한 장 쌓기를 하고 중간에 단열재를 넣고 외부에 치장쌓기로 붉은 벽돌을 흔히 사용했다.

이때도 마찬가지다. 조적공(벽돌쌓기공)들은 단열재를 왜 넣어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단열재를 시공하는지 모르고 있다. 그냥 스티로폼을 뚝뚝 분질러 넣는 것이 전부다. 이렇다 보니 단열재 시공을 한 공사나 그렇지 못한 공사는 단열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단열재의 규정만큼이나, 시공에서 정밀하게 시공하며 기밀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은 가장 큰 근본적인 문제는 인간의 주거가 인간을 위한 주거환경이라는 측면보다는 부동산 업자들의 이윤이 먼저이고, 삶을 표현하고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렇게나 집을 지어도 팔리면 그만이고, 이윤을 남기면 그만인데 단열에 돈을 들일 이유가 없었다. 보통 단독 주택의 경우 전체 공사비 중에서 단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2%에서 3%로 차지한다. 아파트의 경우 전체 공사비에서 0.1%에서 0.2% 정도라고 한다. 단열시공을 하면서 조적공이나, 목수들에게 단열시공비 노임을 별도로 책정하지 않았고, 덤으로 시키는 일이 되는 것이 지금도 현실이다.

부동산 업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단독주택이나, 빌라들이 이렇게 시공되다 보니까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단열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던 것이고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마구잡이로 지어졌던 집들은 지금 기름 먹는 하마로 전락하였다. 그리고 세입자들은 추위 속에 고통을 받으면서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하고 겨울만 되면 난방비에 다른 생활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다울건설협동조합 조기현

조기현(다울건설협동조합) ptpen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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