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김영교(23) 씨는 지난해 10월 갑작스레 해고통보를 받았다. 애초 계약기간은 12월까지였지만, 4개월 만의 해고 통보였다. 주휴수당도 전혀 받지 못했던 영교 씨는 문무학 대구문화재단 대표를 부당해고 등으로 고소했고,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으나 오히려 검찰이 고소 취하를 권유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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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아트스트리트 내 문화예술정보센터 [사진=http://www.beomeoartst.or.kr] | | |
영교 씨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범어아트스트리트의 문화예술정보센터에서 일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4일, 하루 7시간 30분 근무를 시작했다. 10월 17일, 근무 중에 “오늘까지만 나오면 된다”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
애초 12월까지 일하기로 한 영교 씨는 아직도 해고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억울함을 전했다.
영교 씨는 “해고된 이유는 모르겠다. 12월까진 일하기로 했는데, 당일 날 일을 그만 나와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근로계약서도 없이 구두 계약으로 일했다. 임금이 하루에 5만 원이라고 했는데, 한 달 단위로 월급을 받았다. 일용직이 아니라 한 달 단위 상시 근로였다”고 말했다.
고용형태는 일용직이었지만, 임금은 월 단위로 받았다. 3개월 이상 일한 상시근로자였다. 하지만 주휴수당도 전혀 받지 못했다. 근로기준법상 일주일 15시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는 주휴수당을 지급하게 되어 있다.
이에 영교 씨는 11월 19일, 부당해고와 근로계약서 위반, 주휴수당 미지급 등으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문무학 대구문화재단 대표를 고소했다. 노동청은 근로기준법 제17조 근로조건 명시, 제26조 해고의 예고, 제36조 금품청산 위반으로 지난해 12월 30일 대구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이제는 황당한 해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던 영교 씨는 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담당 검사가 전화를 걸어와 “사건이 소를 일부 취하해도 처벌되는 사건이다. (못 받은 돈) 다 받았으니까 고소를 취하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며 고소 취하를 권유했다.
대구문화재단은 부당해고 등을 모두 인정하고 주휴수당을 포함한 수당을 모두 지급했다.
원상용 대구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은 해고 사유에 대해 “지각도 자주 있었고, 갑자기 아프다고 결근한 적도 자주 있었다.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센터다 보니 정시에 오픈해야 하고, 시민들에게 친절하게 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고를 한 달 이전에 통보하는 게 맞는데, 근무하는 직원들이 대부분 예술대학 출신 전공자들이다. 노무 업무에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며 “우리 사회가 근로기준에 대해 엄격하게 하지 않는 관행적인 부분이 많은데 제대로 교육을 못 하고, 관리 감독을 못 한 책임도 있다. 고의적으로 해고할 이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예술대학 출신이 많아 노무 업무에 미숙했다”는 자백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이유가 되기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노사 관계를 대하는 대구문화재단의 부족함이 앞으로 해결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