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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5년01월08일 12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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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말]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갔었던 반야월장
물건을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행복한 장날 풍경

이현미 newsmin@newsmin.co.kr

▲반야월장 풍경

어릴 적 장날만 되면 엄마 손 잡고 갔었던 반야월장, 장날만 되면 동네 사람들은 모두 장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모든 먹거리나 생필품은 주로 시장에서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장날은 아주 귀한 날이었습니다. 품질 좋은 값싼 물건들이 많았고, 집에서 키운 가축들도 시장에 오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반야월은 말고기가 아주 유명했습니다. 지금도 말고기 식당이 몇몇 남아 있습니다. 이런 반야월장이 전통을 이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노력이라고 봅니다. 오늘날 장을 터전 삼아 일하고 계시는 상인을 만났습니다.

▲김필태님의 가게

목련상가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25년 되신 김필태(64, 시장연합회회장)님은 직접 삶은 시래기와 텃밭에서 수확한 팥, 감말랭이, 무말랭이, 헛개나무 등을 가지고 나오십니다. 주민들은 믿고 살 수 있어서 좋고,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아 제값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십니다. 또, 시장의 질서유지를 위해 바닥에 선을 그었고, 불이 났을 경우 빠른 대피를 위해 가판대에 바퀴를 달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시장의 통로가 좁아서 혹시라도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이므로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손님을 사촌보다 소중히 생각하신다는 홍정황(53)·지정은(51) 부부는 반야월장에서 순대를 팝니다. 손님들이 순대를 사려고 줄을 얼마나 많이 서 있는지 말 건넬 틈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 비법을 여쭤 봤더니 아저씨는 “얼굴이 잘생겨서 그렇다”며 껄껄 웃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우리가 파는 순대는 1975년부터 할머니가 집에서 직접 정성으로 만든 수제 순대”라며 순대 자랑을 하십니다. 

▲홍정황, 지정은 부부의 순대집
▲순대집 아저씨가 전해 준 옥수수

가격도 저렴하고, 인심도 좋아 기다리는 손님에게 삶은 옥수수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기분이 좋으셨는지 저도 삶은 옥수수 한 봉지 얻었답니다. 아저씨는 “혼자만 잘살면 안 된다”며 “더불어 같이 잘 살아야지. 지금도 유니세프에 후원하고 있다. 동네에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하셨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으시는 아저씨. 장사가 잘 되는 데는 이유가 있더군요. 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날씨에도 한바탕 웃었습니다.

▲사과집 신동환 씨

순대 가게 옆에서 사과를 파는 신동환(42) 씨는 대형마트와 견줘서 빠지는 게 없다며 반야월장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동환 씨는 “율하지구에서도 사람들이 장을 보러 많이 온다. 1차 농산물이나 과일은 마트보다도 가격이 싸고 아주 싱싱하다”며 아주 자신 있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동환 씨는 “마트는 쾌적한 환경과 편리한 주차시설 등 장점이 있지만, 인심과 사람이 살아가는 훈훈한 정을 느끼기에는 시장만 한 곳이 없다”고 하십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이성복(36) 씨가 운영하는 오복방앗간입니다. 방앗간에 들어서니 방송출연 사진이 벽에 떡하니 걸려있었습니다. 벌써 방송을 탄 유명한 분이셨습니다. 친절, 신뢰, 좋은 재료라는 3원칙을 꼭 지킨다는 이성복 씨.

성복 씨는 몇 년 전 아버지 고향인 경남 의령에 벌초하러 갔다 참기름을 사기 위해 어느 방앗간에 들어갔습니다. 방앗간에 들어서는 순간 아주 고소한 참기름 향에 반해서 방앗간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성복 씨는 당시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다시 그 방앗간을 다짜고짜 찾아가 일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방앗간 주인은 "젊은 사람이 이 일을 하겠느냐"면서 한참을 쳐다보더니, 내일부터 나오라고 했답니다. 그 길로 성복 씨는 아내와 아침 7시면 방앗간으로 향했습니다. 한 달 동안 일을 배운 후, 성복 씨는 고향인 안심에서 오복방앗간을 열었습니다.

▲이성복씨
▲오곡방앗간

성복 씨는 자신만의 참기름 맛을 내기 위해 몇 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향이 좋고 맛있는 참기름 비법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성복 씨는 “참기름 맛은 첫 번째는 좋은 재료, 두 번째는 기술, 세 번째는 기계”라고 말합니다. 장사를 시작한 지 벌써 3년째 접어들면서 성복 씨는 더 좋은 참기름을 짜서 어르신들께 선물하고 싶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그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마침 참깨를 짜러 금강동에서 오신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할머니는 “깨 씻는 걸 직접 보니 안심이 되고 서비스도 좋고 주인이 마음이 좋아 보여서 멀리서 여기까지 온다”고 했습니다.
 
물건을 많이 팔아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사는 사람도 행복하고 물건을 파는 사람도 장사가 잘 되어 행복한 분들을 만나니 제 마음도 충만해졌습니다. 제게는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반야월장. 반야월장이 주민들이 화합하는 만남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한다면 정말 행복한 마을이 되지 않을까요.


*<안심말>은 지역 협동조합, 단체에서 활동하는 안심마을공동체, 대구민예총, 뉴스민이 함께 기획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자로 나섰다.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며 사람을 만나고 취재한 기록이 고스란히 마을잡지에 담겼다. 마을 사람 이야기를 중심으로 모두 10편의 기사가 담겼다. 뉴스민은 마을 기자의 취재를 돕고, 사진 기자 역할을 맡았다.

안심말 기자들의 동의를 얻어 마을 이야기가 담긴 10편의 기사를 뉴스민에 싣는다. 마을잡지 <안심말>을 직접 받아보고 싶은 분들은 뉴스민(070-8830-8187)이나 안심마을공동체(이형배 010-3829-1307)로 연락하면 된다.

<안심말> 창간준비호 인쇄본 파일을 제공합니다. PDF파일을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안심말> 창간준비호 내려받기)

이현미 newsmin@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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