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가 학내에 게시된 총장 후보자 임용제청 거부를 비판한 현수막을 철거했다. 총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되는 시점에서도 경북대학교가 자기검열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오후 3시경,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경북대학교분회는 사범대, 사회대 건물 앞 등 4곳에 해당 현수막을 게시했으나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모두 철거됐다. 현수막에는 “청와대 슈퍼갑질! 교육부 갑질, 경북대 명예와 자존심은 땅바닥에 무릎 꿇다!”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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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3시경 경북대 사범대 앞에 게시된 현수막 | | |
현수막을 게시한 이시활 교육환경개선위원장(중어중문학과)은 “교무과에 찾아갔더니 현수막 내용이 경북대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이유로 스티커 발부(게시 허가)를 해주지 않아 임의로 게시했다”며 “누가 경북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지 모르겠다. 자극적인 내용도 아니고 그저 이 사태에서 학내 여론을 환기하려 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스민>은 임석훈 경북대학교 교무처장과의 통화에서 허가권자와 불허 사유를 듣고자 했으나, 임석훈 교무처장은 “허가받으러 온 적이 없다. 그냥 게시한다고 게시되는 게 아니다. 교무처와 상관없는 일이니 총무과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구원근 경북대학교 총무과장은 “현수막 게시와 관련해서 관리방법과 절차, 관리기관을 명시한 내부 결제 지침이 있다. (현수막) 내용은 교무과에서 판단했을 것”이라며 “총무과는 허가 없이 게시된 게시물을 철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본부의 현수막 철거에 항의하는 게시글이 경북대 온라인 게시판 ‘복현의 소리’에 등재되기도 했다. 재학생 이상민 씨는 “요즘 총장 임명 거부 사태로 학교가 시끄러운 가운데에 총장임명 제청 거부를 규탄하는 현수막들이 학교에 많이 게시되어 있는 것을 자주 보고 있다. 그런데 오늘 계절학기 수업을 마치고 와보니 그런 글들을 적어놓은 현수막이 사라진 것들을 목격했”다며 “학교의 미관을 해친다는 명목 하에 본관의 명령으로 이러한 것들이 철거되었는가 생각해 보니 학교 구성원들 총의를 무시하는 교육부가 경북대 구성원 총의를 무시하는 행위를 해도 할 말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본관이 그렇게 계속 자기검열에 들어가면 교육부를 향해 잘못된 것이 있을지라도 입도 뻥긋 못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