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경북대학교 신임 총장 후보자 임용 거부로 학내외의 지탄이 들끓고 있다. 23일 지역60여 개 단체는 총장 임용거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교수회는 거부 사유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경북대 재학생과 졸업생 500여 명도 교육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16일 경북대 교무처에 보낸 공문에서 경북대가 추천한 김사열(58, 생명과학부) 후보와 김상동(55, 화학공학과) 후보 제청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면서도 구체적인 제청 거부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23일 오후 2시, 경북대 정상화를 바라는 대구지역 정당 및 노동·민중·시민사회단체는 경북대학교 본관 앞에서 ‘교육부와 청와대의 경북대 총장 임용거부 규탄 및 철회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민주적 정당성에 조금이라도 흠결이 없는 총장 임용 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해 재선거를 결정하고 진통 끝에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출했”다며 “투명성과 민주성을 지키기 위한 경북대학교의 노력에도 16일 교육부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총장 임용추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북대학교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교내위원 36명과 외부위원 12명으로 구성됐으며, 외부위원은 대구의 언론사, 교원단체, 문화예술단체, 사법기관, 시민단체 등을 망라한 후보자 군에서 뽑혔다”며 “이는 지역사회의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다. 임용거부는 대구지역의 민의까지 송두리째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임용거부는) 교육부가 명백히 대학의 자치권을 침해하는 독재적 교육행정으로 직무를 방기하는 것이며, 청와대와 대통령의 결정이라는 게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과 대통령이 선거 불복의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인사하겠다는 비상식적인 처사로 교육부 장관은 사과하고 총장 임용거부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병우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총장 선출이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며, 지역 사회의 의견 담고자 외부위원도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 외부위원을 들였다. 48명 중 외부위원 12명은 대구의 금융, 경제, 의료, 언론, 문화예술단체 등 각계에서 구성돼, 선출된 후보자는 한 대학의 총장임은 물론 지역 민의도 포함된 내용이다. 거부 결정에 결코 따를 수 없고 교육부 장관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에는 교수회의 성명 발표도 있었다. 교수회는 “교육부는 2014년 초부터 총장 직선제 폐지와 총장추천 위원회에 의한 간접선거를 무리하게 요구했다. 우리 대학은 법적, 행정적 처지를 숙고해 이를 수용했고, 적지 않은 애로를 극복하며 적법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임용제청을 신청했다”며 “그럼에도 사유도 명기되지 않은 임용제청 거부 통보를 받았다. 이는 자치와 자율을 존중하는 문명국가의 일반적 상식은 물론 절차적 정의를 규정한 현행법규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문계완 교수회 의장은 “본부 차원에서도 공식적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결정한 내용이 거부당한 것에 자존심이 엄청나게 상한 상태다. 대구지역 총장 선출과정에 학생들을 비롯해서 시민들과 경북 도민들의 참여도 있었는데 (교육부가 임용제청을)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이 거부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회 차원의 대응책에 대해서 문계완 의장은 “경북대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교육부 장관 항의방문도 포함될 수 있다”며 “(임용제청 거부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재선정 하면 된다. 하지만 후보자의 인사상 문제나 비리라든가 할 만한 것이 밝혀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북대 재학생과 졸업생 다수도 교육부의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22일 경북대 출신 변호사 45명은 교육부의 임용제청 거부가 위법이라며 임용제청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형규 (미생물학과 졸업생) 씨는 “경북대 졸업생과 재학생 4~500여 명 정도와 함께 총의를 모으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교육부에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사열 후보는 “후보자로서의 역할을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다.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고, 임석훈 경북대 교무처장은 “(총장 임용제청 거부로) 학사관리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대외활동에 어려움은 있다. 경북대가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12월 말까지는 (후보가) 발령되길 바랐는데···교수회와 협의해서 이 문제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