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피해 주민들이 한국전력 본사 이전기념식에 참여하려했으나 저지당했다.
송전탑 반대주민과 청도와 밀양의 송전탑 반대 대책위 관계자 150여 명은 17일 2시 20분 경, 전라남도 나주시 한빛로 한전 신사옥에서 열린 ‘한전 이전기념식’에 참여코자 했으나 경찰에 저지됐다. 한편, 경찰의 저지에 항의하며 이전기념식 참여를 시도한 밀양 주민 2명이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나주경찰서로 연행됐다. 이후 주민들은 오후 6시께 석방됐다.
송전탑 반대주민들은 이전기념식 선물로 한전 측에 마늘과 쑥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한편, 송전탑 반대주민은 오후 1시 30분 같은 장소에 도착해 집회를 열었다. 백창욱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 공동대표는 “한전의 신사옥은 독재 권력이 쌓아올린 바벨탑이다. 우리는 7월 경찰과 한전의 폭력적인 기습 공사를 잊지 못한다”며 “그날 이후 삼평리 주민들은 매순간 인간의 밑바닥을 경험했다. 재산권과 생존권을 짓밟은 책임을 조환익 사장에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자 밀양시민은 경찰이 주민들의 이전기념식 참여를 저지하자 “민주국가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송전탑 반대주민들은 “밀양과 청도의 주민들이 왜 초대받지 못한 잔칫상으로 이 엄동설한의 날씨에 나주까지 와야 하나. (신사옥은) 지난 수십 년간 온 나라 온 산천을 송전탑과 초고압 송전선으로 어지럽히며 수많은 힘없는 주민들의 재산과 건강을 빼앗아온 결과”라며 “저 화려한 건물 밑바닥에는 송전탑 공사 과정에 목숨을 끊어야 했던 두 분 어르신을 비롯해 수많은 힘없고 약한 자들의피와 땀과 눈물이 서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원가 이하의 값싼 산업용전기요금에 특혜를 퍼주면서 손실은 누구에게 전가했나. 한국전력은 밀양과 청도 주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조환익 한전 사장에게 ▲폭력적 공사 진행, 마을공동체 분열, 주민기만, 금전 매수 시도 등에 공개 사죄할 것 ▲송전 이후 발생할 재산, 건강 피해에 대한 실사기구 설치와 피해 검증시 주민 이주 등 피해보전 약속 ▲고리 지역 노후 원전 폐쇄, 전력수급계획변경 등 송전선로 필요성이 사라질 시 송전탑 철거 약속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이전기념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 조환익 한전 사장,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한국전력노조 위원장, 나주시장, 주민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에너지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온실가스 감축, 대규모 시설에 대한 거부감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며 “정부는 IT와 신에너지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수요 관리, 분산형 발전 등을 도입함으로써 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한전은 1898년 한성전기 설립부터 이 땅에 최초로 빛을 보내준 이래 지난 116년간 국민들의 삶과 애환을 밝게 비추었고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란 사명을 다했다”며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을 수주하는 등 국가 가치를 높이는 한편 해외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모두 송전탑 반대 민원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한전은 주민과 면담을 진행했다. 한전 관계자는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조환익 사장과 면담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