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경북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사용 전 검사 심의를 통과시켰다. 원안위가 사업자인 원자력환경공단에 사용 전 검사 합격을 통보하는 등 행정절차만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가동된다. 그동안 경주방폐장은 연약한 암반, 활성단층, 지하수 유입 등으로 안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원안위원인 김익중 교수(동국대 의대)는 11일 열린 제32차 원안위에서 서면으로 방폐장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익중 교수의 동의를 얻어 서면으로 제출한 내용과 관련 자료를 <뉴스민>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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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중인 경주방폐장 사일로 내부 [사진=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 | |
저번에 이어서 오늘 역시 중요한 발언이라서 위원님들의 양해를 얻어 글로 써서 발언하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방폐장의 안전성에 관해서 검토하였습니다. kins의 전문가들께 수고 많이 하셨다고 말씀드립니다. 검토된 내용을 요약하면 경주방폐장 1단계 동굴식 처분장은 폐쇄 후 짧게는 십수년, 길게는 수십년 내로 방사능 물질의 누출이 시작됩니다. 삼중수소와 테크내슘 등의 흡착력이 낮은 물질부터 시작되는 누출은 점차로 흡착력이 높은 물질들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미 확인된 바와 같이 보수공사가 없으므로 한번 시작되는 방사능 누출은 모든 방사능 물질의 누출로 이어질 것입니다. 누출을 늦추는 요인은 흡착반응뿐입니다.
세계적으로 중저준위 방폐장은 300년 정도의 관리기간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중저준위의 경우 300년이 지나면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어도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경주방폐장1단계는 300년이 지나기 훨씬 전에 방사능 물질의 누출이 예상됩니다. 재평가 결과 누출이 수십년 늦춰졌지만, 그래도 삼중수소의 경우에는 300년 내로 대부분이 사일로 밖으로 이동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주 방폐장의 상태가 이렇게 된 것은 방페장 건설이 “지하수가 풍부한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공사를 잘한다고 해도 지하수가 많은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되는 방폐장의 안전성은 확보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최악의 선택을 건설 초기에 해버린 것이 오늘날의 상황을 만들어낸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지하수 많은 곳에 동굴식으로 결정된 것은 당시 한수원의 거짓말 때문이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2005년 경주에서 주민투표를 할 당시 한수원은 경주시민들에게 부지의 암반이 매우 양호하다고 선전한 바 있습니다.
또한, 처분방식을 결정하는 위원회에 참석했던 경주시민들도 한수원의 말만 믿고 암반이 양호하니 동굴식으로 건설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으로 판단했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민 위원들의 주장을 따라서 “지하수 많은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한다”는 최악의 선택을 해버린 것입니다. 만일 그때 한수원이 정직하게 부지의 암반이 부실하고 지하수가 많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말했더라면 이러한 최악의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그 경우에는 방폐장은 경주로 결정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최초의 거짓말을 ”원죄적 거짓말“이라고 부릅니다.
지하수 많은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을 하는 바람에 예측되었던 공사기간보다 두 배 이상의 기간이 걸렸고, 예산도 두 배 이상이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규모로 예상을 벗어나는 토목공사는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최초가 아닐까 짐작됩니다. 어느 토목공사가 공사기간과 공사비가 두 배 이상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공사기간과 예산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제는 방폐장의 장기적인 안전성입니다.
우리 원안위는 앞으로 고준위방폐장도 안전성을 확인해야하고, 원전의 안전성도 계속해서 확인해야합니다. 우리나라 원자력 활동 전체의 안전성을 확인해서 국민들에게 원자력에 대한 신뢰를 받아내야 합니다. 저는 원안위의 판단을 국민이 신뢰하느냐는 문제는 원안위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의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안위가 위험한 것을 위험하다고 판단해줄 때 국민은 원안위를 신뢰할 것입니다. 저는 오늘이 바로 우리 원안위가 그런 결정을 해줘야 할 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4년 12월 11일 제 32차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김익중 위원 발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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