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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12월10일 17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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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구 염소가스 유출, 부실한 유독물관리 탓
산업단지공단, 안전보건공단에서도 유독물관리자 파악 안 돼

김규현, 박중엽, 천용길 기자 newsmin@newsmin.co.kr

10일 오후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도금공장에서 염소가스 유출 사고로 4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차아염소산나트륨(hypochlorite)이 담긴 탱크로리 차량이 황산 저장탱크로 잘못 연결해 염소가스가 발생한 때문이다. 큰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고, 유출된 염소가스 양이 많지 않아 중상을 입은 이들은 없었지만, 해마다 일어나는 누출사고로 안전불감증 문제가 지적됐다.

▲염소가스 우출사고가 일어난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영남도금사업협동조합 입구 [사진=박중엽 기자]

여러 개의 탱크, 물질 구분 안 돼...유독물관리 수준도 엉망

사고가 일어난 영남도급사업협동조합에는 현재 3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3개 업체 80여 명의 노동자가 근무한다. 사고가 일어난 황산탱크는 3개업체가 공동으로 사용하며 관리는 영남도금사업협동조합에서 한다.

현장에 나온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유해물질관리자 운영 규정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안전보건공단 화학물질 규제정보(MSDS)에 따르면 차아염소산나트륨과 황산은 모두 유해물질 관리 대상이다.

부상자의 증언으로는 화학물질의 MSDS 및 경고표시는 부착돼 있었다. 그러나 비상시 사고를 알릴 수 있는 방송장비가 전혀 없었고, 입주 업체조차도 유해물질관리자의 유무를 알지 못했다.

김은미 산업보건연구회 사무국장은 “황산탱크와 다른 탱크를 구분해야 하는데, 밖으로 나온 호수를 보면 어느 탱크 호스인지 구분이 안 된다. 색깔과 글씨로 구분되어야 한다”며 “유독물관리자가 있어야하는데, 협동조합에서도 관리자 파악이 안 되는 상태다. 구미 불산 유출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보건공단 대구서부지사 측에서도 유해물질 관리자 유무를 파악하지 못했다.

또, 성서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황산과 차아염산나트륨은 중대유해물질이 아니라 공단에서 관리하지는 않고, 관리 권한도 없다. 유해물질 관리는 달서구청이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스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날아가 공중분해 됐다. 사고가 일어난 공장은 작업을 중지했고, 다른 공장에 유출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어 다른 공장에 특별히 알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산업단지공단은 외부 유출이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사고가 일어난 바로 맞은 편 공장에서도 염산가스를 들이마셔 이송된 노동자가 있었다. <뉴스민>이 확인한 결과 타 공장 노동자 3명이 대구의료원에 치료를 받고 있었다.

사고 현장과 50m 떨어진 공장의 노동자 박 아무개 씨는 “점심시간이라 이동하다 마셨다. 냄새가 심해서 우리 공장도 1시간 정도 일을 못 했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노동자 현재 건강 상태는?

▲염소가스 유출로 응급실에 이송된 노동자. [사진=김규현 기자]

염소가스는 공기 중 농도가 3ppm을 넘어가면 냄새가 난다. 작업자 대부분은 염소가스 냄새를 맡고서는 자리를 피했다. 염소가스를 흡입한 47명 가운데 14명이 이송된 대구의료원에서 노동자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었다. 대구의료원에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2명도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폐수처리장 담당자인 박 아무개(56) 씨는 염소가스를 가장 가까이서 들이마셨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전해준 업체에서 가스를 주입하던 중 염소가스가 발생한 장면도 목격했다. 외관상 이상은 없었지만, 박 씨는 식도가 조이는 느낌을 받아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다.

박 씨는 “차아염산나트륨이 들어가더니 갑자기 가스가 나왔다. 30초도 안 돼서 가스는 다 날아갔다. 매일하던 작업이었는데 왜 가스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약품을 전해 준 업체가 원인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점심을 먹고 근처에서 쉬고 있다가 염소가스를 마신 후 현장에서 뛰쳐나온 이 아무개(40)씨는 “처음에는 숨이 막히고, 제대로 숨을 못 쉬었다. 기침도 나고, 구토, 가래도 많이 나왔다. 눈이 많이 충혈됐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는 분들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승현 대구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염소가스는 몸의 장기를 부식시킨다. 호흡기로 들이마셨기 때문에 호흡기, 기관지가 부식될 위험이 있다. 기관지 염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약물치료를 하고, 산소주입, 보존치료가 필요하다”며 “증상이 경미한 분들이 많아 응급실에서는 퇴원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의료원에 이송된 14명 가운데 9명은 퇴원했고, 5명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이들도 증상이 경미해 일부는 응급실에서 퇴원조치를 받았다.

염소가스는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염소가스는 화학무기로 사용되기도 한 유독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 공기보다 무거워 통풍이 잘 되지 않은 공간에서는 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안전보건공단 화학물질 규제정보(MSDS)에 따르면 염소가스 농도가 3ppm이 되면 냄새가 나며, 30ppm~60ppm이 되면 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1000ppm이 넘어가면 인체에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현재(오후 4시 30분경) 가스 유출 현장의 농도가 1ppm 정도이며, 유출된 곳에서 1m를 벗어나면 염소가스가 검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종합해보면 유출량이 적었고, 대처가 빨라 염소가스가 대량 유출되지 않아 인체에 위해를 가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 나온다. 그렇지만 이미 염소가스를 들이마신 노동자의 건강 상태는 최소 3주 정도 살펴봐야 한다.

김성아 산업의학과 전문의는 “염소가스는 수용성(물과 반응하는 정도)이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다. 수용성이 아주 높으면 목구멍이나 후두에서만 반응이 일어나지만 염소가스는 폐까지 들어갈 수도 있다. 지금은 괜찮지만 2~3주 후에 폐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2~3주 후라도 기침이 나고 호흡이 이상하면 다시 검사해서 지연효과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대책은?

우선 대구지방환경청은 1시간 간격으로 염소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1ppm이 채 안 되지만, 황산탱크반응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미량의 염소가스가 유출되고 있다. 이에 산업안전공단은 후드를 설치해 정화조에 남아 있는 염소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추가 유출이 없어 소방당국은 잔류가스 배출 후 철수할 계획이다. 대구성서경찰서 관계자는 “주입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현, 박중엽, 천용길 기자 newsmin@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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