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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12월04일 17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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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제안] (3) 시각장애인은 슈퍼맨?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는 인권

도경화(대구경북인권창안포럼 회원) newsmin@newsmin.co.kr

[편집자 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와 <뉴스민>이 함께 하는 [인권제안]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 세계인권선언’ 66주년 기념으로 다양한 인권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12월 한 달 동안 총 13편이 연재 될 예정입니다. “인권의 바람이 통하도록 마음의 창을 열어주세요.”

작아도 너무 작다. 화장품이나 휴대전화 등의 사용설명서에 적힌 깨알 같은 글자들. 시각장애인이 아닌 나도 읽기가 힘들어 몹시 답답한데 시력이 거의 없는 장애인들은 어떠할까?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면 볼수록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크고 작은 불편함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들이 살기에 이 사회는 너무나 불친절할지도 모르겠다.

시력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잠깐의 부주의로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이 파란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다 싶으면 휙 지나가 버리는 자동차. 이런 위험 앞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전장치는 턱없이 부족하다.

▲시각장애인용 음향 신호기. 작아도 너무 작다.

횡단보도에 가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가 있지만, 그것도 버튼을 눌러야 작동되니 모르는 사람은 이용할 수가 없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길에 설치된 노란색 유도블록도 횡단보도 앞에서 딱 끊어진다. 끊어진 유도블록 가만히 보면 동그란 원모양의 요철(凹凸)들이 있다. 길의 진행과 방향을 안내하는 선형 유도블록과 달리 점형 유도블록은 ‘멈춤’을 알려주는 표식이다. 대부분 횡단보도 앞에는 이처럼 점형 유도블록으로 끝난다. 이마저 부서지고 없어진 곳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더 이상 횡단보도 위에는 진행을 안내해주는 유도블록이 없다. 시각장애인들은 특별히 운동신경이 뛰어나서 똑바로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시각장애인이 슈퍼맨처럼 날아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눈을 감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나는 똑바로 건널 자신이 없다.

▲횡단보도 위는 유도블록이 없다.

집회할 때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쳐서 인도하듯이 횡단보도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선을 그어준다면 어떨까? 기존의 올록볼록한 점형과 선형의 유도블록을 차도까지 연장한다면 유도불록과 도로가 쉽게 파손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로 유도블록을 포기해야 한다면 적어도 유도블록과 연결된 노란색 실선을 횡단보도 반대편까지 그려줄 순 없을까? 시각장애인이라고 아예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장애등급에 따라 그 노란색의 도움을 받아 길을 가는 시각장애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이동 공간까지 확대되면 좋겠지만 적어도 횡단보도에서는 시각장애인의 지팡이와 횡단보도 바닥면이 서로 전자기 신호로 정보를 주고받아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도입하면 좋겠다.   

하지만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소수자를 위한 제도를 거의 만들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것은 어디에 가치를 둘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효율성이나 경제적인 효용에 가치를 둘 것인지 아니면 그 사회의 구성원이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느냐 하는 것에 가치를 둘 것인지에 따라 그 사회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바라건대, 소수자들도 차별당하지 않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인권제안 연재 순서

1) 맞을 만한 사람은 없다. - 12월1일 박윤숙
2) 있으나마나 한 게 어디있나요? - 12월 3일 정지윤, 이희봉
3)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는 인권- 12월 4일 도경화
4)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지만, 로열석에 앉아야 하는 이유
5)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 세계인권선언
6) 모든 것이기에, 그 무엇도 아닌 인권을 묻다
7) 나에게 너무 어려운 자동응답기
8) 인종문제와 관련된 표현의 문제점
9) 이주민을 위한 한국어 교재, 남녀차별을 가르치다
10) 혐오를 금지하라(가제)
11) 학교를 떠나기가 가장 쉬웠어요
12) 좁혀지지 않는 마음
13) 가톨릭 노숙인 쉼터, 우리집 이야기
도경화(대구경북인권창안포럼 회원) newsmin@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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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제안] (4)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지만 로열석에 앉아야 하는 이유
[인권제안] (5)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 세계인권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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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제안] (9) 이주민을 위한 한국어 교재, 남녀차별을 가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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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제안] (11) 한 평 남짓 작은 쪽방에서 사는 사람들, 대구쪽방상담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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