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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10월24일 12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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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삼평리 송전탑 철거계획 유출
삼평리 투쟁보고대회 열려, ”삼평리가 한전의 무덤이 될 것”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송전탑을 세우려는 이들에게 유일한 걸림돌이 바로 삼평리의 할머니들일 것이다. 더욱이 할머니들은 “투쟁과 삶은 계속된다”며 삼평리 시즌2를 공개선언하기에 이르렀으니··· 돈봉투 살포로 압수수색에 직위해제당한 이들에게 공평을 기하기 위해, 23일 오후 7시 대구시내 한 카페(소셜마켓)에서 모의한 할머니들의 송전탑 철거 계획을 일부 유출한다.

약 100일 간 벌어진 일을 곱씹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울지 않았다.

이날 열린 삼평리 투쟁보고대회 ‘다시 일어서는 삼평리’가 시작하며 할머니와 참가자 80여 명은 투쟁 100일이 녹아있는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에는 23호 송전탑 공사 재개 당일 꼭두새벽 공사가 시작하며 들이닥친 한전과 경찰, 요란하게 자재를 운반하는 헬기, 주민 체포를 지시하는 경찰과 한전, 또 뒤로는 주민 체포를 지시하고도 할머니를 위로하는 김관용 도지사가 등장했다. 공사를 강행하는 이들을 저지하는 할머니의 몸부림, 분에 못 이겨 울부짖는 할머니의 얼굴, 병원으로 후송되는 할머니의 모습도 나왔다. 길다면 긴 100일을 짧은 시간에 회상하는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지만, 누구도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주민 이은주(47) 씨는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여러 분들이 두 달이 넘게 삼평리에 끊임없이 연대해주신 밥 연대”라며 웃음 지었다. 이어 “공사 시작 이후 지옥 같았다. 할머니들이 쓰러지는 것 보며 솔직한 마음은 이게 언제 끝날까 걱정됐다”며 “우리 할머니들, 2012년에 찍은 얼굴과 2013년, 그리고 지금 얼굴을 보면 주름살이 많아졌고 야위어졌다. 할머니들과 수많은 연대자가 있어 싸움을 계속할 수 있었다. 송전탑이 뽑힐 때까지 싸움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삼평리 시즌2를 발표한 변홍철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 잡스의 영혼이 빙의했다.

변홍철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송전탑 반대 투쟁은 “공사 중단, 송전탑 철거, 마을 구간 지중화”를 계속 요구한다. 더욱이 송전탑 반대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거라고 한다. 24일 청도와 밀양, 그리고 핵발전소로 고통받는 삼척과 영덕의 주민들도 함께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를 결성한다. 무시무시한 얘기다. 이들은 송전선로 지중화 신청자가 비용을 100%부담하는 현행 전기사업법 이외에도 송주법 등을 위헌소송하며, 전원개발촉진법 폐지도 추진한다. 탈송전탑 운동이 탈핵운동과 만나 전국적인 싸움판을 꾸린다니···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변홍철 집행위원장은 “새로 농성장을 짓고 있다. 과수원에는 학생들이 농활을 오고 점심에는 밥연대가 오는 것이 삼평리의 일상이다. 철탑은 세워졌지만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싸움과 삶이 하나가 됐다”며 “주민들이 있는 한, 연대가 있는 한 투쟁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전탑 반대 투쟁을 확대하는 한편, 파괴된 마을 공동체 회복에 힘쓸 계획이다(물심양면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전과 경찰을 상대로 고소고발 공세를 펼칠 것이란 정보도 입수됐다.

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새 농성장을 세우고, 주민의 생업인 농사를 돕는 농활을 진행한다. 할머니 집을 수리하는 작업과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힐링캠프도 지속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삼평리 평화센터를 설립하고 사랑방, 연구소, 공방, 작은 도서관 등 공간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을공동체를 되살릴 평화학교, 장터, 장승제, 인문학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이들은 한전과 경찰에 대한 적극적 고소고발도 진행한다. 이미 한전을 상대로 “주민 폭행”과 “사유지 무담침범 및 점거”로 고소한 바 있으며, 공사 과정에서 있었던 위법사항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이현순 대구민예총 이사장은 “어머니들, 삼평리에 최소 50년 이상 살았다. 20년, 30년을 더 살아야한다. 삼평리의 들판과 하늘, 장승을 세우며 들렀던 하당. 지신밟기하며 제를 드리는 그 삶을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며 “싸움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과 삶이 윤택해야 한다. 밥도 먹어야하고 춤춰야하고, 노래도 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를 돌보며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평리 주민 김춘화(62) 씨는 “공사장 앞에 있으면 욕을 많이 하게 된다. 스스로도 깊숙이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다. 형님들 볼 때마다 마음이 더욱 아파오고, 어떻게해야 할 지 사실 잘 모르겠다”며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연대자들도 힘이들까봐 또 마음이 아픈데, 힘닿는 데 까지 같이 싸우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홍철 집행위원장은 “더 이상 한전은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역적 의제적 확대가 예비 돼 있고, 한전과 경찰을 상대로 각종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며 “삼평리가 한전의 무덤이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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