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말 IMF 무렵부터 노인·빈민의 한 끼 식사를 책임지던 동대구역 무료급식소가 철거민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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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급식소가 운영되던 동대구 지하철역 공원 인근(사진 우측 하단)은 현재 공사로 사용할 수 없다. | | |
2013년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가 시작되면서 무료급식을 하던 동대구역 인근 공원을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무료급식소는 도로변(동부로)에서 운영 중이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면서 급식소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동대구역 무료급식소는 예사의 집, 쪽방상담소 등 지역의 10개 종교·시민사회단체가 하루 한 끼 혹은 두 끼를 번갈아 운영한다. 이들은 주로 지하철 동대구역 인근 공원에서 배식을 해 왔다.
무료급식소는 인근 주민이나 노숙인을 포함해, 동구가 아닌 타 구의 독거노인들도 이용하고 있어 매일 150명 이상이 한 끼를 해결해왔다. 주 이용자가 노인·빈곤층이다 보니, 무료급식소 운영은 한 끼 식사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권과 복지를 담당해온 셈이다.
무료급식소 운영이 불투명해지자 반빈곤네트워크는 무료급식소 이용자의 정확한 요구를 파악키 위해 2014년 2월 21일, 이용자 1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평균 연령은 70.41세로 고령이었고, 응답자의 94%가 무직이었다. 응답자의 62%는 독거인 이었으며, 응답자의 65%는 노령연금 등 정부보조금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했다. 또한, 응답자의 56%가 경제적 이유로 무료급식소를 이용했다.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13.63만 원이었고, 월평균 지출은 보건의료비가 31%, 식비는 29%에 달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77%가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을 받지 못했는데, 이들 중 61명이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자가 되지 못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응답자들은 동대구역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될 시 53%가 다른 급식소를 찾을 것이며, 24%는 굶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가장 시급한 문제를 주·부식 등 생계지원(56%)이라고 답했고, 향후 급식 진행 방향은 비나 눈을 피할 수 있는 실내급식(67%)이나 대체부지를 통한 실외 급식(25%)을 바랐다.
동대구역 무료급식소를 오랫동안 이용한 한 이용자는 "환승센터 공사로 급식소가 옮겨갔는데 비를 피할 데가 없다. 금요일에는 300명 정도가 오는데 밥 차릴 곳도 없다. 비올 때와 추울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아요 인권운동연대 활동가는 “현재 무료급식소는 도로변에서 운영하는데 먼지도 많이 날리고 위험하다”며 “여러 운영 주체가 있었는데 공원을 이용하지 못하게 돼 다른 곳으로 급식 장소를 옮기거나 중단하는 곳도 생겼다. 장기적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사결과를 참고하면 환승센터 건물에 작은 공간이라도 실내 급식을 할 수 있는 공간마련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급식은 IMF당시 실직자가 거리에서 노숙을 시작하며 민간단체의 주도로 많이 활성화가 됐는데, 지금은 국가가 회복기에 들어섰음에도 국가 차원의 접근을 하지 않고 지자체에서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근 거주자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도 독거노인들이 찾는 무료급식소라, 지자체는 인권과 복지의 측면에서 무료급식소 문제를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사회연구소와 반빈곤네트워크는 28일 오후 7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실내무료급식소의 설치방안 정책 토론회’를 열고 실내무료급식소 설치와 관련해 대구시에 역할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