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의 이름이 적힌 돈봉투. [출처=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 | | |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돈봉투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경북경찰청에 돈을 돌려주면서 이현희 전 서장과 이강현 전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장을 고발했고, 경찰청은 돈의 출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9일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전 모 계장은 이현희 전 경찰서장의 이름이 적힌 돈봉투를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전했다. 돈봉투에는 100만~300만원이 들어있었으며 총액은 1,700만원이다. 이에 경찰청은 11일 이현희 전 서장에 대해 감사를 시작했고, 12일 이현희 전 서장은 직위해제됐다. 이강현 전 지사장은 대기발령 중이다.
12일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경북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현희 전 서장과 이강현 전 지사장을 각각 경찰직무법위반, 명예훼손 및 금품수수 혐의로 고발하며 1,700만원 상당의 돈봉투를 증거로 경북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
마을 주민 이은주씨(47)는 “그저 우리가 살던 삼평리 마을을 원래대로 평화롭던 상태로 되돌려 달라는 것인데, 경찰과 한전은 우리 주민들의 순수한 반대 마음을 또다시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년 전에도 한전은 나에게 찾아와 수시로 회유했다. 반대 주민들 데모를 못 하게 해달라. 데모 막아주면 수고비는 정성껏 챙겨드리겠다고 몇 번이고 찾아왔다. 공사가 다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또다시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찰과 한전이 이해가 안된다”며 한전의 태도를 지적했다.
마을 주민 김춘화씨(62)는 “6년 동안 싸우면서 돈 받으려고 싸운거 아니다. 누구는 100만원 주고, 누구는 300만원 줬더라. 이건 우리 할매들끼리 편 가르기 해서 싸우러 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며 비난했다.
돈의 출처는? 경찰, 감사에서 수사로 전환
"한전이 준 돈"이라던 이현희 전 서장 꼬리자르기?
1,700만 원이라는 돈의 출처는 어디일까. 이현희 전 서장은 11일 돈봉투 전달 보도 이후 <평화뉴스>, <한겨레>, <KBS> 등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전이 준 돈"이라고 밝혔지만 한전 측은 이를 부인했다.
김명복 한전대경건설지사 차장은 “돈의 출처와 관련해서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고, 대경지사 내부에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현희 전 서장도 경찰청 감사 이후 말을 바꾼다. 12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이현희 전 서장은 “다 내가 혼자한 일이다. 문제를 일으킨 내 책임이다”이라며 돈의 출처를 얼버무렸다.
이보나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상황실장은 "한전과 이현희 서장이 추석 전부터 할머니들의 자식들에게 연락해 부모님을 설득하라는 식의 회유를 했다. 경찰서장이 단독으로 행동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돈의 출처에 대한 명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논란이 확산되자 12일 감사에서 수사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