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7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초 독립에 대한 찬성 여론이 낮았기에 주민투표를 승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찬성 여론이 높아지자 다급해졌다.
독립 투표는 왜 실시하게 됐을까
스코틀랜드는 영국(United Kingdom)을 구성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843년 스코틀랜드 왕국 1707년 잉글랜드에 의해 합병되면서 영 영방을 구성하게 됐다. 1998년에는 스코틀랜드의회가 부활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자치권을 확보했다.
지난 2011년 스코틀랜드 국민당(Scotland National Party)가 자치권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스코틀랜드 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독립 운동이 추진됐다. 스코틀랜드 지역은 노동당이 강세였는데 2011년 SNP가 129석 가운데 69석을 차지하며 과반의석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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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P 새먼드 대표 [출처=http://www.politicshome.com/uk/] | | |
이후 SNP 대표인 앨릭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총리가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를 승인한다. 이에 16세 이상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오는 18일 주민투표를 한다. 총 투표인원은 약 410만 명이다.
비핵화 청사진 그린 스코틀랜드, 복지국가 가능한가?
독립을 추진하면서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지난해 11월 27일 ‘스코틀랜드 독립백서’를 발간한다. SNP는 독립백서에 ▲아동 무상 보육 강화 등 사회복지 확대 ▲핵무기 제거 ▲독립군대 창설 ▲주택세제와 연금개혁 ▲파운드제 유지 및 EU 잔류 등의 내용을 담았다.
주요하게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경제 부문이다. 자치 정부가 파운드제 유지와 EU 잔류 등을 내걸었지만, 영국은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또, 독립 투표가 찬성으로 결론이 난다면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 위치한 주요 은행과 금융기관이 런던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경고했다고 10일 <가디언>은 보도했다.
자치 정부는 환경 보호를 주요한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스코틀랜드의 비핵화 선언이다. 영국은 핵을 탑재한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잠수함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독립 이후 핵기지를 해체 계획을 구상했다. 더불어 2020년까지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100% 전력 공급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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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신재생에너지 100% 도입 계획을 밝힌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독립 백서 [출처=http://www.scotland.gov.uk/Resource/0043/00439021.pdf] | | |
독립을 추진한 SNP 새먼드 대표는 “더 성공적일 수 있다”며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는 데 있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능력을 가질 것”이라며 독립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스코틀랜드 의회 제1야당인 스코틀랜드 노동당(Scottish Labour)은 주민투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노동당 요한 몬트 대표는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테스트할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사회에 취약한 것, 교육 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 투표 결과를 수용하고 공동의 정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SNP는 독립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영국과 주요 서구 언론들은 독립 이후 스코틀랜드와 영국의 경제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스코틀랜드 독립이 곧 영국의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Seumas Milne는 11일자 <가디언>에서 독립이 곧 영국 보수당으로부터 탈출할 기회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민투표가 탈핵과 풀뿌리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면서도 독립 찬성 투표가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진보의 길은 아닐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Milne는 “현재 더 나은 스코틀랜드를 형성하기에는 좌파와 노동운동이 너무 약해졌다”며 “계급 정치의 감소로 스코틀랜드 민족주의를 자극한 것”이라며 SNP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