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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08월23일 00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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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날] 김전한의 스토리텔링 (13)
캐릭터를 풀어 놓아라

김전한(시니리오 작가) kjh697@naver.com

Chap 2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4. 캐릭터를 풀어 놓아라

 사람들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셨나요? 그저 그려려니 싶었던 사람들, 별 생각 없이 흘려보냈던 사람들의 상황을 따뜻한 시선으로 다시 한번 되돌려 보셨나요? 그 사람과 상황들을 하나씩 둘씩 당신의 자판위로 불려 들여 보시지요. 그렇게 불러들인 사람과 상황을 자판위에 펼쳐놓아 보시지요. 요리사가 음식재료들은 펼쳐 놓은것과 같습니다. 작가적 시선을 가진다는건 요리사의 날카로운 칼날입니다. 재료들을 펼쳐놓고 시퍼렇게 날선 칼을 쓰윽 들어보세요....하나..둘...셋.....쉼 호흡을 하고요, 칼을 내리 치려 할 때...잠깐~!

그냥 내리치면 큰일 납니다. 아직은 칼날을 휘두를 때가 아닙니다. 두 어 개 정도의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잠시 칼을 내려놓고 제 얘기를 들으시고 시작하세요.

 자아 이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풀어내어야 하는데 스토리 만들기를 위한 두 개의 출입구를 소개해 볼게요.

 첫 번째 방법으로는 이야기 재료들을 펼쳐 놓습니다. 그리고 재료에 걸 맞는 극적 구성의 기초공사를 합니다. 설정된 구성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시켜가면서 그 스토리에 합당하다 싶은 인물을 서서히 형성시켜 나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캐릭터 설정입니다. 이야기의 구성 따위는 아예 접어두고 자신이 그리고 싶은 인물을 먼저 떠 올려봅니다. 인물의 외형과 사회적 위치와 더불어 인물의 내면 세계를 그려봅니다. 그리고 그 인물을 하나의 상황이나 공간 속으로 던져둡니다. 작가는 이제 그 인물을 뒤쫓으면서 그의 행동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 구성이 앞서고 그 뒤에 캐릭터가 따라올 경우엔 이야기 구조가 안전합니다. 그러나 미리 설정된 구성 속에 인물이 따라가면 인물은 제멋대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즉 구성에 인물이 통제를 받습니다. 인물의 행동반경은 좁아지고 생생한 모습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물의 개성이 많이 죽게 되겠지요.

 캐릭터에 초점을 두고 만든 이야기는 어떨까요?

 캐릭터가 앞서 있으므로 그의 행동은 매우 자유롭고 행동에도 거침이 없을 것입니다. 작가는 캐릭터를 따라갑니다. 따라 가다보면 미리 설정해둔 상황보다 의외의  생생한 장면이 마구 쏟아져 나올 때도 있습니다. 창작의 즐거움을 제대로 경험할 기회이지요. 그러나 캐릭터의 자유분방함이 때로는 구성의 파탄으로 곤두박질 치는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두 가지의 방법 중 각자의 개성에 따라 어느 것을 선택하여도 무방하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합니다.
구성이 앞서고 그 구성의 통제아래 놓인 인물이 끌어가는 스토리는 흠집은 줄어듭니다. 그러나 그만큼 매력도 줄어듭니다. 강한 캐릭터가 구성을 끌고 앞서 갈 경우엔 구성이 흠집 투성이가 될 개연성은 높지만 또한 그만큼의 매력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창작품 만들기에 관해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창작품이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요. 신이 제조하였다는 인간마저도 허점 투성이의 창작물인데 하물며 인간이 만든 작품은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창작품에서의 허점이란 인정하고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매력이지요. 흠집이 하나도 없으면서 매력 또한 없는 작품이 있습니다. 아홉 개의 흠집 투성이지만 한 개의 매력 있는 작품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것을 선택할까요. 실용적 제품이라면 앞의 것을 선택하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예술품을 논의 하고 있습니다. 흠집도 없고 매력도 없는 제품보다는 흠집투성이지만 하나의 매력이 더 중요하겠지요. 이것이 바로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가 가진 장점입니다.

 캐릭터에 몰두하여 스토리를 종횡무진 진행시키자는 것은 초보자에겐 매우 위험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어차피 창작을 시작하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담보된 것 하나 없이 보장 없는 내일을 향한 위험한 발걸음의 시작인 것을!

 스토리의 외형적 틀은 구성이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틀을 끌고 가는 것은 결국 극 속의 인물들이 담당하여야 합니다.
조금 단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인 목표이지요. 그것은 소설이나 희곡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지요.

 이제 우리의 논의는 조금 나아가고 있습니다.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서 캐릭터를 어떻게 형상화시킬 것인가로 초점을 옮겨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물은 어떻게 만들까요? 극작가 William Archer는 이렇게 말했지요. “사람의 키가 6피트 되는 데에 특별한 법칙이 없듯이, 인물을 창조하는 데에도 어떤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분명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결코 옳다고만 할 수도 없습니다. 옳다고 했다가 옳지 않다니? 이 무슨 이율배반적인 표현인가 싶어 의아할 것입니다. 창작의 방법론이란 항상 옳으면서도 항상 옳지 않습니다. 창작에 있어서 금과옥조와 같은 방법론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있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방법론의 신봉은 창작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도그마로 빠질 위험마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필자가 지금 두드리고 있는 이 글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것은 창작에 있어서 참조 사항일 뿐입니다, 각설하고....


김전한
1991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당선
2008.03~ 동아방송예술대학 영화예술과 겸임교수
2005년 영화 녹색의자 (각본)
2007년 영화 69년, 달의 궁전 (각본 및 연출)
2011년 영화 다슬이 (기획) 2007년 영화 69년, 달의 궁전 (각본 및 연출)
2011년 영화 다슬이 (기획)
김전한(시니리오 작가) kjh6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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