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29일,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 씨가 단식을 시작한 지 40일이 지난 8월 22일, 대구시민 250여 명은 김영오 씨를 응원하며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22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대구시민행동 집중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시민들은 김영오 씨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손피켓에 적었고, 김영오 씨의 페이스북 계정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김영오 씨의 단식이 우리에게 넘어왔다. 국민이 화답해야 할 때다. 더 나은 세상, 안전한 세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 답해야 한다”며 “김영오 씨에게 단식을 그만하라는 것에는 우리의 불편함이 깔렸다. 그만두라고 할 게 아니라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받는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무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은 “교황 방문으로 뭔가 변화가 있을 줄 알았다. 유민아버지는 병원으로 보내졌다. 그 팔다리를 도무지 눈물이 나서 볼 수가 없었다”며 “이분 돌아가시게 하면 모두가 죄인이 될 거 같은 생각과 더는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단식 풀게 하고 싶지만, 단식을 풀면 어떻게 될까도 고민이다. 천주교 전국 사제단과 수녀님들은 25일 광화문에서 다시 단식기도회를 시작하기로 했다. 우리가 그 단식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백범기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장은 “김영오 씨는 말 그대로 뼈만 남았다. 그분을 살려야 한다. 강제로 입원 됐는데 김영오 씨는 그 전날 청와대에 갔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니 찾아오라 했는데 결국 만나지 못했다. 교황도 만난 세월호 유가족을 이 나라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민호(32, 동구) 씨는 “김영오 씨가 실려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오늘 아침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이런 슬픔을 같이 공감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국가에 버림받았다. 국가와 대통령은 세월호에도 우리에게도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교황에게 위로를 구걸하지 말고 우리 힘으로 특별법을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단식을 이어오며 건강이 악화된 김영오 씨는 22일 오전 8시께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영오 씨는 가족대책위를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돼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능한 특별법이 제정되면 좋겠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안산에 가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같이 밥을 먹는 것”이라며 “제발 빨리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