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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06월12일 11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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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할매들의 투쟁은 전기를 쓰는 우리 모두의 문제”
밀양 침탈 규탄 도심 촛불집회, “反 생명적 핵발전을 중단하라”

김바름 기자 newscham@jinbo.net

밀양으로부터 350km 거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앞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밀양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부와 공권력을 앞세워 할머니들의 움막을 폭력적으로 철거한 경찰에 분노했다.

11일 저녁 7시, 을지로입구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본부 앞에서 ‘밀양 송전탑 건설 행정대집행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다. 한전 앞 인도는 11일 오후 경찰이 밀양 할머니들의 움막을 폭력적으로 철거했다는 소식에 거리로 나온 시민 150여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밀양 127호, 129호 송전탑 행정대집행 현장에 있었던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이것은 국가폭력이다. 할머니들은 살려 달라 했고, 살고 싶다고 했다. 송전탑 없이 내 땅에서 살게 해달라고 했을 뿐이다. 그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한 것은 국가이고 경찰은 밀양시청이 했어야 할 행정집행을 불법적으로 대행했다”고 11일 상황을 전했다.

김 의원은 “할머니들은 쇠사슬로 몸을 묶고, 서로 부둥켜 안고 있었다. 우리들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송전탑을 만들 수밖에 없는 핵발전이라는 위험으로부터 지켜주신 것이다”며 “경찰과 공권력, 국가가 앗아간 것은 움막뿐이다. 할머니들이 반인권과 반생명의 송전탑에 저항하는 정신은 앗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만의 몫으로 남겨두면 안 된다. 이것은 부정의와 반인권, 반생명적 폭력이 에너지란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며, 전기를 쓰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각성을 촉구했다.

▲ 고 유한숙 씨의 장남 유동환 씨가 시민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지난 12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음독 자결한 고 유한숙 씨의 장남 유동환 씨도 참석, 시민들 앞에서 발언했다. 유 씨는 “여러분이 사는 동네에 76만 5천 볼트의 고압 송전탑이 들어선다면 가만히 있으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며 “지금 정부와 한전은 전기가 부족하고, 지중화와 우회송전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밀양에 꼭 송전탑을 건설해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돈이 몇 배가 들더라도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민들이 정부의 원자력 정책이 잘못 됐다고 느끼고 뜻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이 에너지 정책은 잘못됐으니 바꿔달라고, 돈이 많이 들더라도 국민들이 안전한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는 “원전 마피아들이 핵발전소를 위해 밀양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핵발전소처럼 고리 핵발전소가 폭발해 다 죽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자신을 나무늘보라고 소개한 전교조 조합원 교사는 “밀양 송전탑 건설이 강행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신고리3호 발전소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아랍에미레이트에 수출한 원전 계약에 대해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이야 말로 정부가 ‘사람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라며 개탄했다.

백기완 선생은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나와 나이가 비슷한 할머니들이 발가벗고 온 몸에 쇠사슬을 걸고 있었다. 일제 시절, 총동원령이 떨어져 순사들에게 유기그릇을 뺏기지 않기 위해 끝까지 두들겨 맞으며 싸웠던 우리 엄마가 생각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며 “이것은 송전탑은 물론 원전을 비롯해 환경파괴 물질의 원흉인 핵발전소를 없애자는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끈질겨야 한다”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격려했다.

지난 4월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에 다녀왔다는 신주희 씨는 “밀양에서 만났던 할머니들이 생각나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행정대집행이 강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제발 할머니들을 지켜달라고 몇 번을 기도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재벌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산업용 전기를 공급하면서 가정용 전기요금은 계속 가격을 올리고 모순된 게 너무 많다”며 “전기가 모자란다는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으며, 심지어 여름철 블랙아웃을 경고하는 것도 사람들을 겁줘서 이렇게 핵발전소를 강행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촛불집회는 자유발언 이외에도 음악 연주 등 문화제 형식으로 저녁 9시 반까지 진행됐다. 집회 도중에는 즉석에서 14일 밀양에 내려가자는 제안이 나와 많은 시민들이 호응하기도 했다. (기사제휴=참세상)

▲ 경찰은 버스 3대를 촛불시위 현장 근처 도로에 대기시키고, 60여 명의 의경을 한국전력 입구와 촛불집회 현장 주변에 배치했다.

김바름 기자 newscham@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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