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765kV송전탑 반대 움막농성장의 강제철거가 임박하자 종교계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종교단체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야당의원 등은 행정대집행을 하루 앞둔 10일 움막농성장 철거 강행을 비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예견된 불행 앞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만큼 큰 괴로움은 없다. 2,500명의 경찰병력이 마을을 에워쌌다. 종일 밭을 매느라 구부정해진 노인들의 움막을 철거하기 위한 것 치고는 실로 위협적"이라며 "정부와 한전은 지난 4년간 공권력에 의한 일상적인 폭력과 인권침해에 시달려온 마을 주민들의 마지막 소리에 지금이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고립되어 극도로 흥분한 주민들의 현재 상태에서의 강제 집행은 예견된 불행과 같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도 "현재 온 나라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슬픔에 빠져 있다. 또한 정부의 무능함으로 살릴 수도 있었던 탑승객들을 단 한 명도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국민을 살리고 돌보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행정대집행을 강행할 경우 밀양 주민들과의 충돌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만약 강제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단 한 사람의 희생자라도 발생한다면 세월호 참사로 인해 분노한 국민들의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은 10년간의 긴 처절한 투쟁만큼 주민들의 극한 마지막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극한 상황에 몰린 경우 용산참사와 같은 참극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그 모든 책임은 정부와 한전, 경찰, 밀양시가 져야할 것"이라며 "법이 정의를 실현하기는커녕 정의를 참담하게 배반할 때 주민들은 현장에서 법 대신 행동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모임은 밀양 송전탑 4개 움막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이목희, 신기남(새정치연합), 심상정(정의당) 등 66명의 국회의원은 "이미 두 분의 어르신께서 분신과 음독으로 자결하셨고, 밀양 주민들은 보상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왜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의 생명을 포기하는가"라며 "주민들은 오랜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 과정에서 다치실 대로 다치시고 병들만큼 병든 노인들이기에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아 폭력적인 공권력을 동원한다고 저항을 잠재우기 힘들 것이다. 만약 물리력을 앞세운 철거가 단행된다면 어떠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지 우려를 금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반인권적 공권력행사가 우려되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침해 예방과 감시를 위해 움막농성장 현장에 인권지킴이단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밀양시와 경찰이 움막 철거 작업을 위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할 예정인 가운데 농성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공권력과 주민간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며, 이에 따라 "밀양 현장에 16명의 인권지킴이단을 파견하기로 했으며,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의 인권보호에 만전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권위는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주민의 신체와 생명의 안전이 최우선임을 감안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등 인권보호를 위해 각별히 노력하라"며 경찰청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