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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06월02일 16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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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친기업, 반노동정책 없어져야 참사를 막을 수 있다
[기고]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공약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최광일(자유기고가) newsmin@newsmin.co.kr

지난 29일 민주노총과 설훈 외 8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 [현장에서 바라본 세월호 진단과 대안 - 자본의 탐욕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위협하는가]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지하철, 병원, 발전소, 도시가스, 공항, 건설현장, 화학공장, 조선소 등 각 산업 현장의 노동자 대표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다양한 모습의 '세월호'들이 떠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자본에 탐닉한 기업들의 인건비 절감과 구조조정, 외주화 등을 방관하며,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언제든지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할 것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하였다.

대한민국은 노동후진국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3년도 발표에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5위인데, 노동시장 효율성(78위), 노사협력(132위), 해고비용(120위) 등 노동부문은 모두 최하위권이다. 그리고 국제 노조총연맹(ITUC)은 최근 세계 139개국의 노동권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세계노동권리지수(GRI)에서 한국이 중국, 인도 등 23개국과 함께 최하위 5등급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5등급은 '노동권이 지켜질 거란 보장이 없는 나라'(No guarantee of rights)로 노동법이 명시적으로 있으나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민주적 권리나 임금 인상, 작업환경 개선, 일자리 보장 등을 요구하는 노동인권이 탄압받거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 교섭이 부당하게 제한받고 있다. 또한 ITUC는 삼성 이건희 회장은 ‘세계 최악의 경영자 9명’에 포함되었다고 발표하였는데 그 선정배경은 무노조경영에 기인한다.

# 산업재해 사망률 세계 1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3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재해 사망자는 1,090명, 질병재해 사망자는 839명이며, 산업재해자는 91,824명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긴 노동시간과 함께 산재가 많은 나라로 오명이 붙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산업재해 사망률 1위 나라이며, 산재 부상자는 중간 정도다.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같은 유럽 국가들의 산재 사망자는 아주 적었지만, 산재 부상자는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을 볼 때 한국의 산재채택율이 낮은 것은 노동자의 산재피해 보상에 대해 소극적임을 보여 주고 있다.

#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46.1%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1824만여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46.1% (837만명)에 이르며, 이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49.7% 수준이다. OECD에 따르면 2011년 현재 한국의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5.1%로, 조사대상 25개 회원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노동자에게 일한 만큼의 몫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임금인상은 꿈같은 얘기다. 서민의 소비를 북돋고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은 최저임금 인상인데, 저임금 노동자 사회적 보장, 분배구조 개선이라는 최저임금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 사회양극화 경제지표

한국은행은 2014. 1분기 가계부채는 1천24조8천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조4천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6000달러(원화 2800만원)를 넘어섰는데, 적자가구가 23%, 가구당 부채는 5,000만원으로 사회양극화가 극심하다. 자살 사망률은 OECD 국가중 최하위 33위로 OECD 국가평균의 2배, 10년간 5배가 늘었으며, 세대별로 30대 미만의 수치가 매우 높은 것은 청춘의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고자 하는 현실의 불안과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의 미래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1일 매일경제신문이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 교수의 주요 4개국(미국,한국,일본,프랑스) 상위 10% 소득 비중 분석 결과를 검토한 바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45.51%에 달했다. 이는 미국(48.16%)에 비해 불과 2.65%포인트 낮은 수치다.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이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 국가는 미국과 한국 정도다. 우리나라는 청년ㆍ여성 일자리 여건이 열악하고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이 낙후돼 있어 일자리 창출을 통한 분배 문제 해결이 모색되지 않는 한 사회양극화는 심각하다.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도 값싼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기업들은 비정규직 관련 법들의 각종 규제를 피하려고, 민법의 적용을 받는 도급제도 등 간접고용을 활용해 사실상의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서비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전자통신 서비스업체에 이르기까지 불법파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까닭이다. 노동계는 최근 KT가 8,304명을 희망 퇴직시킨 이유도 값싼 간접고용 노동자로 대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인건비가 적게 드는 데다, 기업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정리’가 가능하다. 이런 고용형태가 기업에는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했지만, 노동자들은 ‘삶의 안정’을 잃어버렸다. 10대 대기업의 70개 상장 계열사가 444조원이 넘는 사내 유보금을 금고에 쌓는 동안, 전체 노동자 열 명 중 두 사람(21.3%)은 한 달 소득이 120만원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계층으로 전락했다.

윤애림 방송통신대 법학교수는 “비정규직 문제는 대기업은 하청업체를, 하청업체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고, 좋은 일자리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마저 비정규직 고용을 선호하고 있다. 295개 공공기관의 2009~2013년 고용현황을 보면, 5년 동안 기간제 5584명을 고용, 총 2만5081명의 비정규직이 증가하였는데, 임금 수준은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하다.

저임금·불안정 노동은 각종 참사를 예고한다

노동자가 저임금·불안정 노동에 내몰리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공공성을 무너뜨리고 노동의 질을 떨어뜨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노동사회학교수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회적 의무가 있다. 사회는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하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고용구조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상시 지속적 업무에는 반드시 정규직을 쓰도록 하고 비정규직을 쓸 때는 그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단체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의 박점규 집행위원은 “핵심적인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를 비정규직에 맡기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은 개선되지 않아 국민들은 매일 세월호를 타고 있다”라고 말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 유럽의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있지만, 시간당 임금은 같다. 다만 비정규직은 적게 일하고 적은 돈을 가져갈 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정규직 대 비정규직 임금 비율이 100 대 60이니, 비정규직은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근무조건이 열악한 사내하청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같은 공장 안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하청업체 직원들은 큰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선원 33명중 19명이 계약직 노동자였다는 사실은 비정규직 남용의 부작용을 드러냈다. 그들의 책임의식, 윤리의식 마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편에선 “과연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맡긴 이들에게, 사회는 제대로 된 권한을 주고, 대우를 해주었는가” 라는 질문이 나온다. 사회에 만연한 비정규직 고용 행태를 바로잡지 않으면 참사를 벗어나기 힘들다.

정부의 친기업·반노동정책,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정 전반에 걸쳐 선진화단계에 진입하고 있지만, 유독 노동분야만 후진국에 머물러 있음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1997년말 IMF 금융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근로자를 양산하는 노동정책을 펼쳤으며, 이러한 친기업·반노동정책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친기업정책에 힘입어 기업의 경영기조는 공동체의식, 애사심 등 무형적 가치의 기업문화가 후퇴하고, 기술개발, 이윤추구 등의 외형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노동자를 단지 노동력을 제공하는 존재로 여겨 이에 맞서는 노조를 부정하고, 노조활동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다. 종사원의 사기진작과 기업문화를 외치는 기업은 찾아본 지 오래되었으며, 생산성 향상과 이윤추구, 그리고 경영자의 상의하달식 독선경영을 자주 보게 된다.

사용자가 이윤극대화를 위하여 위법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는데, 고용노동부, 노동위원회, 검찰, 정치권, 심지어 법원마저도 자본과 권력이 결탁한 관피아 폐해로 사회적 약자가 고통받고 유명을 달리하며, 나아가 가정이 파괴되는 불행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총리후보로 지명되었다가 사퇴한 안대희 전 대법관은 퇴임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16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소송 이해관계인이 그리 많은 돈을 지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인의 건너편에는 불안한 고용, 저임금으로 고통에 떠는 대다수 국민이 있다. 이런 사회에서 그 누가 직업윤리를 지키며, 공공성을 말할 수 있겠나.

금전만능주의와 도덕불감증에 젖은 우리 사회의 각종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 10명 중 2명 정도만 정부를 믿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6개국의 ‘2014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를 발표했는데, “정부에 대한 신뢰는 사회통합과 국민의 복지·안녕(well-being)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한국에선 불과 23%의 국민만 정부를 신뢰한다”고 지적했다. OECD 회원국 국민 중 ‘정부를 신뢰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평균이 39%이며, 우리나라는 29위다. 그리고 세계일보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고주의에 대한 인식도' 설문조사에서 청년 10명 중 9명이 "우리 사회는 학연, 지연, 혈연 인맥에 좌우되고 있으며, 공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2.1 법률전문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총재 김대인)이 전국 성인남녀 1,106명을 대상으로 한 ’사법개혁과 시민 법의식‘ 설문조사에서 ‘법원이 불공정 재판을 한다’ 는 의견에 77.2%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그리고 직장인 10명중 8명은 학연, 지연 등 파벌스트레스를 받으며, 64%는 이로 인한 소외감이나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공약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 개혁론이 거세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공약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대통령은 관료들에게 권한을 위임하였으나 그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 행태에서 못 벗어났으며, 작금의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에 포섭되어 있다. 이른바 자본과 권력이 밀착된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안 되면 우리 사회의 조화와 통합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기업에 끌려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관피아 척결 방안을 내놓으면서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폐쇄적인 조직문화’ ‘무사안일’ 그리고 ‘민관 유착’이다. 이런 문제들은 사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관행으로까지 침투한 고질적이고 뿌리 깊은 적폐(積弊)이다.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선 노동자나 소비자 개인들의 희생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지금은 국민 희생을 통한 기업보호의 필요성이 설득력을 잃었다. 법과 원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불이익을 받고 있는 국민의 분노가 커져 있다.

지금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공직사회의 정신개혁이다. 상식과 원칙에 따라 법과 제도를 제대로 판단, 적용하는 풍토가 되도록 통제하고 관리 감독하는 방법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악습인 사회적 규범 무시, 관존민비, 공동체의식 결핍, 관피아의 이익과 관련된 규제 양산, 정실주의, 정치꾼들의 횡포 등을 하나하나 정상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는 악습 척결 의지를 갖춘 대통령이 앞에서 이끌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한 여·야·보수·진보가 각자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모두 한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밀고 나갈 때에만 비로소 가능하다.

이로써 가진 자의 횡포로 사회적 약자가 불이익을 받고 사회양극화가 커지는 것을 사전 예방할 수 있다. 정부는 사용자가 노동관계법을 성실하게 준수하여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존중하고, 노사갈등과 분규가 원만히 타결되도록 적극적으로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은 노동자에게 경영성과의 정당한 보상을 하고, 노사문제가 발생할 때에는 노동자를 ‘운명공동체·동반자’로 여기고 대화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조속하게 해결하려는 자세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최광일(자유기고가) newsmin@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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