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권영진,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지하철3호선 유인 운행, 안전도시 대구에 관한 정책에서는 서로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28일 저녁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전단협)과 영남일보, CBS가 주최한 ‘대구시장 후보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한 두 후보는 상대방 공약도 수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책선거를 지향하는 듯 했지만,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과 ‘남부권 신공항’을 두고는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특히, 권영진 후보는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과 관련해 '황당한 공약'으로 지적했고,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공약'임을 강조했다.
토론회는 전단협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대구시민헌법 초안과 100인타운 미팅을 통해 마련한 ‘안전대책’, ‘삶의 질 향상’, ‘일자리 창출 방안’, ‘소통행정’에 대한 후보의 정책 실행 의지를 검증하기 위해 마련했다. 전단협은 통합진보당 송영우, 정의당 이원준, 무소속 이정숙 후보를 초청하지 못한 것은 토론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안전 문제와 관련해 두 후보는 비슷한 대안을 내놨다. 지하철과 도시철도 3호선, 산업안전 문제를 위험 요소로 꼽은 김부겸 후보는 “생명안전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안전 정도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또, 재난현장을 전문가가 지휘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면서 “특히, 도시철도 3호선의 11월 운행 계획을 바꾸고 기관사급 승무원이 탑승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지하철과 건설현장을 안전 위험 요소로 꼽은 권영진 후보도 “비전문가를 낙하산으로 내보내는 관행을 뿌리뽑고 상황병 대응매뉴얼을 철저하게 만들고, 체험형 교육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도시철도 3호선 11월 개통은 무리다.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시험 운행을 늘려 시민 불안이 사라진 후 운행해야 한다. 또, 주요 건설현장에는 CCTV를 설치해 시민들이 실시감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봉태 변호사가 대구 안전 지도 작성과 안전옴부즈만 제도 도입을 제안했고, 두 후보 모두 적극 동의 의사를 밝혔다.
토론회가 열린 시점에 420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관련 정책협약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권영진 후보에게 장애인 탈시설 정책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권영진 후보는 이후 5월 30일 장애인단체가 제안한 내용을 대부분 수용한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권영진 후보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할 수는 없다. 그냥 싸인 하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복지를 찔끔찔끔 할 수 없다”며 “장애인이동권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수준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재정형편을 고려해 저상버스, 콜택시를 순서대로 확대하겠다. 또, 탈시설 자립을 위해서는 일자리와 연동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노태맹 병원장은 구별 공공형 식당인 천원행복식당과 무료급식소의 실내화를 제안했고, 두 후보는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차이를 드러냈지만, 모두 공감하고 추진을 약속했다.
상대방 공약 평가 순서에 양 후보는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권영진 후보는 김부겸 후보가 제안한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 공약을 두고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 화해를 말하는 데, 정치적인 걸로 의미가 있지만, 대구의 절박한 현실을 담아내지 못한 황당한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부겸 후보는 “대구시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지역주의라는 벽을 깨기 위해서는 각자가 가진 자부심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구시민들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고마움이 있는데, 겉으로 드러내고 자랑할 만한 공간이 없으니까 민간신앙처럼 내려갔다”며 “이분들의 자부심과 다른 지역 자부심을 공유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했다. 대구시민 스스로가 이 벽을 한 번 넘어주셨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김부겸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가 가덕도에서 출정식을 연 것과 관련해 “부산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니 남부권 신공항 문제를 지방선거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 대구가 홀대당하고 있는 이 상황에 권영진 후보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꼬집었고, 권영진 후보는 “남부권 신공항은 대통령 공약이다. 임기 중에 첫 삽 떠야 한다. 부산과 대구가 싸우는 것은 미친 짓이다. 남부권 8개광역단체협의회 구성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하면 승복하도록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선거 후 정무부지사 지명을 상대 후보측에 위임할 수 있겠냐는 제안에 권영진 후보는 “임명권을 김부겸 후보에게 줄 수 없으니, 추천을 받도록 하겠다. 저는 요즘 문제되고 있는 관피아, 패거리 문화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익에 좌우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고, 김부겸 후보도 “시정부 혁신을 위해 5% 이상 주민이 발의하면 중요 정책을 주민투표에 부치는 것을 도입하고, 대구판 연합정부를 구성해 컬러풀 대구를 만들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에는 시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창욱 대구사회연구소장의 사회로 최봉태 변호사, 노태맹 병원장,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장, 채형복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