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구미의 핸드폰 부품공장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은 고 유성우(당시 나이 21세)씨가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부검에서도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로를 사망원인으로 인정해 향후 산업재해 판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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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유성우씨가 일하던 구미시 공단동 장원테크 공장 앞. 영정사진을 든 고인의 아버지와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 [출처=뉴스민 자료사진] | | |
지난해 6월 ㈜티에스앤탑이라는 인력파견업체 소속으로 ㈜장원테크에서 일을 시작한 유성우 씨는 12시간 주·야 맞교대와 잔업으로 주 68시간의 장시간노동을 하다 10월 5일 새벽 갑자기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부검 결과 사인은 해부학적으로 원인 불명이었다. 외부적 충격도 없었고, 신체에 이상 징후를 보인 곳도 없었다. 젊은 나이에 지병도 없었던 터라 과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원테크측은 인력파견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등 유성우씨의 죽음을 쉬쉬했고, 가족은 3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판정을 신청했다. 그리고는 5월 8일 어버이날 열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승인의견 판정을 내렸고, 9일 근로복지공단에 전달했다.
유성우씨 사건을 담당한 이경호 노무사는 전화로 산재 승인 판정 결과 소식을 받았다. 이경호 노무사는 “사인 미상이나 근무시간, 휴일 등을 고려해볼 때 업무상 과로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돼 만장일치로 산업재해 승인이 났다고 연락이 왔다. 근로복지공단의 행정처리 결과만 남았다”고 말했다.
유성우씨 어머니 정미숙 씨는 “무겁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다. 이번 결과로 똑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산재 승인 소식을 반겼다. 아들의 죽음을 외면하던 회사의 태도를 보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터였다.
정미숙 씨는 “이야기도 없던 회사가 노동조합, 정당에서 함께 문제를 제기하니 합의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선심 쓰듯 산재 승인이 어려운데 우리가 잘 해주는 거라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고소도 취하하고,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더라. 돈 몇 푼에 아들 죽음을 팔라는 소리로 들렸다”며 “하지만 떠나간 아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뿐 아니라 이 같은 사례가 다시는 나오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이번 결과가 단순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용자의 악습을 고치고, 노동자도 (장시간노동의) 위험성을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성실하고 착해 시키는 대로 일했던 성우가 이런 문제를 널리 알려달라고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해결과정에 함께한 정의당 박창호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는 “다행히 어버이날에 산업재해 판정이 내려져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며 “아직 사업장에 대한 처벌과 보상합의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고 유성우군의 죽음이 결국 장시간의 노동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을 국가기관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