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인해 빛을 보지도 못한 친구를 위해 이곳에 섰다. 제주도까지 얼마남겨 놓지 않고 발생한 사고는 우리의 친구, 우리의 동생, 딸과 아들이었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승객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선장은 도망갔고, 나의 친구는 노약자를 구조하기 위해 애를 쓰다 목숨을 잃었다. 몇몇 이기적인 어른들은 가장 먼저 구조됐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차갑고 어두운 바다에 잠들었다”
전국으로 번지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경북 구미에서도 열렸다.
지난달 말부터 구미역 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한 후 구성된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새로운 사회를 위한 구미촛불시민연대’는 5월 9일 저녁 7시 구미역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200여 명이 참석했고, 또래 친구들이 목숨을 잃은 탓인지 고등학생도 대거 참석했다.
구미 사곡고의 한 학생은 추모글을 읽어나갔고, 시민들은 촛불로 응답했다. 구미역을 지나는 시민들은 희생자 추모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글귀를 노란리본에 담아 긴 띠를 만들었다.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분향소 옆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청문회/국정조사 촉구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5일부터 진행한 서명운동에는 이날까지 5,000여명이 동참했다.
최근, 교과부가 집회 참석을 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 이 자리에 서면 안 된다고 밝힌 한 교사는 “눈물부터 난다. 분노로 감정이 들끓었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나뿐만 아니다. 식당에 가도, 마트에 가도 ‘미안하다’고 한다. 누가 미안해야 하는가”라며 “소크라테스가 독약을 마시고, ‘악법도 법’이라고 말한 것은 악법에 저항하라는 말이었다. 우리가 저항하지 않으면 세월호 참사는 또 일어난다. 촛불집회를 하면 선동한다고 하는데, 나는 선동하고 싶다. 선동당해 달라”고 말했다.
김성훈 금속노조 KEC지회장은 “외국에서는 우리 대한민국을 조롱하는 기사가 나온다고 한다. 책임져야 할 이들이 무책임한 말을 내뱉는 걸 보면서 조롱하는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현재 우리나라는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니냐.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권은 아직도 이상하게 유지되고 있다.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정 모씨(18, 구미시 사곡동)는 “촛불집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야자를 빼먹고 나왔다. 사고 이후 아무도 구조하지 못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나도 겪을 수 있는 일이었지 않나”고 말했다.
촛불집회는 손바닥으로 노란 리본을 페인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구미촛불시민연대는 분향소 운영은 9일로 끝내지만, 노란리본 달기와 서명운동 등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10일에는 안산에서 열리는 추모집회에 참석한 후, 14일 인동 메가라인 앞에서, 16일 구미역 광장에서 저녁 6시 30분 촛불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