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대구에서는 시민 2,000여 명(경찰 추산 1,200여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5월 1일 오후 2시 30분, 대구시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대구민중과함께가 주최한 ‘124주년 세계노동절 대구지역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여한 시민들은 특히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부실한 구조대처에 분노를 터트렸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300여 명이 바닷속에 가라앉았지만, 정부는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해내지 못했고 구조과정에서 숱한 의혹을 남겨 노동자 민중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는 1년간 민주주의 후퇴, 정치 탄압, 민영화 강행, 노동 탄압을 자행했다. 더 이상 국가에 기대할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 ▲민영화 철회 ▲연금개악 저지 ▲노동탄압 분쇄 ▲민주주의 사수 ▲민중생존권 쟁취를 요구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본부장은 “참사 아픔으로 온 나라가 상처투성이다. 이게 국가냐 하는 한탄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무능 부패한 정권 믿고 기다리다 억울한 희생은 우리 미래를 향한 예언과 경고”라며 “국가는 죽어가는 목숨 살리기보다 무마하는 데에 급급하다. 슬퍼만 하며 기다리다 죽을 것인가, 권력에 맞서 탈출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슬픔을 딛고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길우 건설노조 대경본부장은 “세월호 참사로 노동자 자식들이 다 죽었다. 여기 거리에 나온 우리는 대다수가 비정규직 노동자고,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며 “비정규직 노동자와 자식들이 진도 앞바다에 수몰돼 죽어갈 때 집구석에 앉아 가슴만 아파해서는 안 된다. 애도와 한탄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건설노조는 총파업으로 박근혜 퇴진과 자본주의 박살 내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철호 대구민중과함께 공동대표는 “뒤틀린 국민 향수로 들어선 정권이 그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물밑에 있는 사람들 구조하려는 노력을 대통령 맞이하는 데에 썼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이 사태의 주범인 정치세력에 열광하고 있다. 자기 아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라도 청년 실업자인데도, 그 주범인 정치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중세력과 진보정당들의 외로운 싸움에 동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후 4시, 결의대회가 끝나고 이들은 반월당네거리~봉산육거리~공평네거리를 거쳐 국채보상공원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집회와 행진은 길을 가던 시민들의 관심도 컸다. 행진을 지켜보던 류 모씨(22, 북구)는 “이 사태에 정부 책임이 크다. 사고 후에 조치만 제대로 했어도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며 “언론 보도나 정부 발표가 여론 무마용으로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모두 불신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정부 잘못을 지적하는데 정부는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모씨(31, 중구)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번 사태가 너무 힘들고 공감된다. 정부 대처도 마음에 안 들고 믿을 수 없어 앞으로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국채보상공원 앞에서 이들은 20여 분간 마무리 집회를 계속했다.
마무리 집회에서 백창욱 대구민중과함께 공동대표는 “정부는 대한민국 시민을 만만하게 보고 연출하고 조작하면 다 넘어가는 줄로 여긴다. 용산참사 등 온갖 현장에서 보여준 공권력의 일사불란함은 세월호 당시에 없었다”며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시민을 학살해도 무방하고, 물속에 떼죽음시켜도 무방한 이 정권을 더 이상 참아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