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재벌 먹거리 던져주는 꼴" - 뉴스민
뉴스민 로고
무제 문서
뉴스 오피니언 기획/특집 지역광장 사진/영상 주말판 노는날  
 
뉴스홈 > 뉴스 > 사회
뉴스관리툴 2014년03월19일 14시36분    
글자크기 글자크기 크게 글자크기 작게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원격의료, 재벌 먹거리 던져주는 꼴"
[인터뷰] 이정화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정부의 투자활성화대책과 원격진료 등 의료영리화 정책 저지를 내걸고 집단 휴진까지 강행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원격의료와 영리자회사 설립을 대부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를 마무리했다. 의협은 회원 찬반투표를 통해 협의 수용 여부를 결정짓는다고 밝혀 의료영리화 반대를 요구하면 24일 예고했던 집단 휴진도 무산된다. 협의 결과 찬반투표 결과는 19일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협의 결과에 찬성하는 쪽으로 결과가 나오면 17일 보건복지부와 의협의 협의 결과 발표대로 오는 4월부터 6개월간 원격진료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이 시행된다.

원격진료만은 안 된다고 했던 의협이 왜 원격진료를 받아들였을까. 왜 원격 진료는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일까. 이정화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를 만나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가 시민들에게 끼칠 영향에 관해 들어보았다.

▲이정화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

정부가 원격진료를 추진하면서 내세우는 명분은 '의료사각지대 해소'다. 섬이나 산골 마을에 사는 이들이 원격진료를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의협은 원격진료가 동네의원을 고사시킬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이 때문에 의사들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원격의료가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지금도 의사-의사 간의 원격진료는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환자-의사 간의 원격진료는 의학적 오류를 범하기 쉽다. 환자를 단순 데이터만 가지고 관리 할 수 있나. 눈으로 보는 것 말고도 촉진, 간단한 장비를 이용한 진단 등을 해야 한다. 게다가 만성질환자들은 복합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데 복합질환에 대한 원격진료는 분석도 안 돼 있다.

대부분 선진국은 수용소, 군대 이런 곳에서 원격의료를 시행한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는데, 이는 극지방이라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가 많아서다. 원격의료는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측면에서 활용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환자가 개인병원에 오면 진찰받고, 처방전 받아간다. 재진환자는 8천 원 정도 부담한다. 그런데 원격진료가 시행되면 진찰, 처방 비용에다가 기기값 등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기계를 팔아먹는 회사만 이득을 챙기는 거다. 국가가 보험재정을 충당한다더라도 이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금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동안 인의협은 의협 활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14년 전 의약분업 파업 때도 인의협은 파업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 이번 원격진료 도입에 대한 집단 휴진에 인의협이 동참한 이유는 무엇인가.

인의협은 비판적 지지 입장이다. 파업의 첫 번째 목적이 원격진료 반대, 병원 내 영리자회사 설립 반대다. 인의협은 10년 이상 의료영리화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래서 의협이 의료수가 인상을 받아내고 원격진료를 합의하는 식으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동참한 것이다.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은 우리나라 의료 바탕을 이루고 있다. 소규모 민간자본들이다. 여기에 대기업이 들어와서 원격의료를 실시하고, 영리자회사를 설립하면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민들한테 피해가 돌아가는 원격의료를 정부는 왜 추진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

원격의료는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의료를 ‘산업’으로 보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는 의료산업화라고 불렀고, 이명박 정부는 의료선진화로,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와 연관을 지어 의료를 신성장 동력으로 부른다. ‘의료산업’을 육성해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거다.

정부 계획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원격의료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건데, 동네 의원하고 연계시켜 사업하면 돈을 투자한 대기업들이 이익을 거둘 수 있을까? 수익이 안 생긴다. 기계를 팔아도 대거 팔려고 하지 않겠나. 그러면 무조건 대형병원하고 연계해서 사업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원격의료 발표하며 당분간은 동네 의원하고만 하겠다고 했지만, 기업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대형병원과 원격의료를 진행하도록 규제는 풀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누가 동네병원에 가겠나. 동네병원은 다 죽는다.


동네병원이 고사하는 게 시민들에게 어떤 손해를 끼칠까.

대학병원의 3분진료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동네병원의 3분진료는 대학병원과는 다르다. 동네병원은 거주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고, 가족의 질병과 관계도 깊이 파악하고 있다. 1차 주치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병원들의 설 자리를 대형병원이 차지하고 나면, 이 역할을 누가 할 수 있겠나. 참고로 원격의료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다 재벌들이다. SK, LG, 삼성. 이들의 먹거리로 의료를 던져주겠다는 거다.

영리 자회사 허용은 왜 문제가 되는가.

정부의 저수가 유지 정책으로 지금도 대학병원은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서 비싼 기기를 들여온다. 로봇수술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비급여 항목 진료 권장을 통해 돈을 챙겨간다. 현재 정부가 유지하는 저수가 정책에 대한 불만을 무마시키기 위해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을 던져주는 것이다. 영리자회사가 허용되면 민간자본이 들어오는데, 이 투자자들의 수익 창출을 담보해주기 위해 병원은 더 많은 과잉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인의협은 의료체계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 거다. 지금 60%이하로 보장성이 떨어져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은 진단, 치료에 대한 의료보험 재정 지급 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건강보험 보장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다. 공약으로 내세운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치료 보장도 후퇴했다. 사실상 폐기라고 보면 된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줄이고 규제를 철폐해 의료를 영리산업으로 만들면 손해는 국민들이 볼 수밖에 없다.

원격의료 시행이 의료영리화의 시작이라면, 시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닌가. 의료영리화를 막아내기 위해 시민들이 동참할 방법이 있나.

의사로서 휴진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의사가 파업하면 되느냐 안 되느냐는 점 때문이다. 의사들의 파업에 관해 2012년 세계의사회가 낸 성명에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대한 윤리적 지침’이 있다. 이를 보면 의사들은 환자들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 간접적 노동조건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의료의 접근성과 질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들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공공의료를 파괴하는 행동에 대해 5주간 파업을 벌여 승리했다. 공공의료를 파괴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세계 각지의 의사들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인의협을 포함한 보건단체들은 의료영리화 반대 서명운동을 받아왔다.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방법도 있고, 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해 파업을 벌이는 의사들의 고민을 시민들이 함께 공감해준다면 좋겠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 뉴스민 (http://www.newsmi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보도자료 newsmin@newsmin.co.kr

 
의협, ‘원격진료, 영리자회사’ 수용...“기만적 협의 폐기해야” 반발도
의사협회, 정부와 ‘의료영리화’ 합의 논란...집행부는 반대
스페인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 승리, 6개 공공병원 민영화 중단
"원격진료 보편화되면 대면진료 가격은 더 오를 것"
뉴스스크랩하기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사회섹션 목록으로

이름 비밀번호
 63123650  입력
다음기사 : 국내산 녹차에서 세슘 검출 (2014-03-19 19:59:28)
이전기사 : 옥상에서 용산참사, 쌍용차 옥쇄파업을 말하다. (2014-03-19 13:05:00)
많이 본 기사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최근 기사
열악한 대구 시민 복지…”복지기준선 필요...
낙동강, 맹꽁이 사라지고 큰빗이끼벌레만
청도 송전탑 공사 강행 1년, 피해 주민 “...
중구청, 대구 지자체 중 비정규직 비율 1위
국가는 유령이다: ‘유일자(唯一者)’ 막스...
“학교 급식인원 감소 예상된다”며 조리원...
민주노총 대구본부, ’10월 항쟁’ 답사 진...
삼평리 주민과 연대자, 송전탑 넘는 넝쿨이...
노조탄압 논란 ㈜오토..."시급 5,270원 알...
그리스에 대해 프랑스인들이 보여주는 열정...
뉴스민 하단메뉴
하단구분바

사단법인 뉴스민 | 등록번호 : 대구 아00095(2012.8.24) | 발행인 : 노태맹 | 편집인 : 천용길
창간일 : 2012.5.1 |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당동 72-18 노동복지회관 2층뉴스민
TEL : 070-8830-8187 | FAX : 053)211-4719 | newsmin@newsmin.co.kr

뉴스민RSS정보공유라이선스정보공유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