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두 번째 삼성반도체 공장의 산재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다룬 영화 <탐욕의 제국>이 대구에 개봉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탐욕의 제국>은 3월 6일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故 황유미 씨의 기일에 맞춰 개봉했다. 대구에서도 같은 날 개봉했고 11일 대구시 동성로 동성아트홀에는 홍리경 감독 초청 상영을 했다.
영화는 관객 몰입에 중요한 내용전개의 극적 구성이나 관객의 이해를 위한 상세한 내용설명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롱테이크에 가까운 씬을 보이면서도 전후 상황에 대한 나레이션이나 자막조차 없다.
오히려 근로복지공단·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삼성전자 본사를 극단적인 롱샷으로 잡았고, 산재 피해자와 가족을 클로즈업하는 식으로 그들이 처한 위치와 감정을 날것으로 보여준다.
일반적 상업영화에 익숙한 이에게는 쉽지 않은 영화임에도 홍리경 감독이 상영에 참석한 11일, 동성아트홀에는 100여 명의 대구시민이 모였다. 상영회에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20여 명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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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리경 감독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칠곡분회 조합원 | | |
홍리경 감독은 관객과의 시간에서 “이윤정 씨를 촬영하는 게 많이 어려웠다. 뇌종양으로 1년의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세 번째 만나서 촬영할 때 말을 못하는 상태가 됐다”며 “한 사람의 몸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찍는 것이 옳은가라는 물음부터, 찍는다 해도 뷰파인더 안에서 그 과정에만 집중하는 것 자체도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카메라 렌즈는 촬영 기간에 이윤정 씨의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데도 작품에서는 이를 강조하지 않고 담담히 응시하기만 한다.
홍리경 감독은 “딱히 의도적으로 뚜렷한 내러티브가 없는 작품을 만든 건 아니다. 현장의 분위기와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며 “관객분들이 편안하게 따라가면서 보다기보다는 불편하고, 실제로 불편한 그들의 삶을 따라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임종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칠곡분회장은 “일하기 바빠서 내용만 알고 있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좀 더 관심 두고 지켜보니 상처받고 버림받은 아픔에 크게 공감한다”며 “삼성반도체 피해자의 상황은 우리(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한 기업에서 벌어지는 행태가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작품을 제작한 푸른영상의 이진숙 PD는 “우리 영화는 멀티플렉스 전용관에 전혀 들어가지 못했다. 외압이라기보다 대기업들이다 보니 자체적으로 받지 않는 것 같다”라며 “개봉 극장 수가 얼마 안 돼 현재 전국 19개의 작은 독립영화 전용관들에서만 개봉했다”고 말했다.
<탐욕의 제국>은 동성아트홀에서 13일 18시, 14일 19시 30분, 15일 14시 30분에 관람할 수 있으며, 동성아트홀은 31일까지 상영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