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학교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을 직종별 배치기준을 통해 ‘인력 효율적 관리’를 할 방침이나, 관할 학교에서는 학교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있다. 개학을 앞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육청과 학교 측이 서로 책임만 떠넘기는 사이 해고의 칼바람에 직면했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사서 A씨는 올해 학교와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교장도 A씨와 재계약하길 원했으나, 대구교육청이 TO(정원)을 줄이는 탓에 일자리가 없어졌다. A씨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다른 한 초등학교는 조리원 B씨를 급식실 현대화 공사를 이유로 해고했다. B씨는 3월 1일 자로 무기계약 전환 대상이었다. B씨를 제외한 같은 학교의 다른 조리원들은 공사기간 동안 휴업수당을 받고 있지만, B씨는 학교가 휴업수당을 주지 않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하지 않기 위해 해고했다고 한다.
“재계약 문제 때문에 조심스레 영양사 선생님께 물어봤더니 행정실에서 재계약할 필요가 없다 했다고···학교 관계자가 당신은 해고이다고 말하는데, 그 말을 듣는 심정은 말로 표현이 안 돼요.”(조리원 B씨)
이 같은 사례는 부지기수다. 학교 측이 ‘대체직’이라는 사실을 통보하지 않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조리사, 무기계약직 전환을 하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인사위원회에서 해고 결정 된 교육복지사도 있다.
대구교육청은 작년 11월 21일 ‘2014년 각급 학교 및 교육행정기관의 무기계약 대상 계약제직원 직종별 배치기준’(배치기준)을 발표했다. 배치기준에는 관할 내 학교의 무기계약 대상을 직종별로 관리한다며 학교마다 무기계약 대상 직종(사서, 영양사, 조리사, 교무실무사 등)의 배치인원을 책정했다.
문제는 관할 내 학교들이 배치기준에서 초과한 인원을 해고한 것. 배치기준에 따르면 비정규직이 배치기준보다 많은 학교에서는 “(발표된) 배치인원과 같아질 때까지 당해 학교의 별도 현원으로 인정하며 부당 해고 등 불리한 조치는 금지”해야 함에도 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해고됐다.
이 때문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 대구지부는 18일부터 대구교육청 입구 좌측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해고철회와 고용안정실현을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학비노조는 올해 들어 대구교육청과 수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구교육청은 개학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노조의 요구에 확답하지 않았다. 노조는 해고된 학교비정규직이 현재 노조 조합원 중에서는 6명이며, 집계하지 못한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해고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구중학교 학교비정규직 2명 해고 논란
교육청 배치기준 오히려 학교비정규직 해고 근거가 돼
학교 측 “비정규직 해고 말라는 교육청 방침 강제사항 아냐, 상위법 위반사항 전혀 없어”
배치기준으로 인해 대구중학교에서는 당장 해고 논란이 생겼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대구지부는 22일 오후 2시 대구시 남구 이천동 대구중학교 앞에서 ‘대구중, 대구교육청의 감원중단, 직종통합 구조조정 중단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구교육청이 대구중학교의 교무실무사 정원을 3명으로 통보하고 현원은 자연감원까지 유지하라 했으나 대구중학교가 2명의 무기계약 전환 대상을 해고했고 남은 실무원들의 업무도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대구지부 최태규 부지부장은 “대구교육청은 정확한 조사와 객관적 자료 없이 일방적으로 학교의 인력 배치기준 발표했다. 이 때문에 모든 학교 비정규직이 한두 명씩 해고 당할 처지다”며 “한편, 대구교육청은 초과하는 정원에 대해서는 그들이 스스로 그만둘 때까지 강제해고는 하지 말라는 공문 내렸으나 대구중학교는 5명의 비정규직 중 2명을 강제해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중학교 관계자는 “계약 종료되는 두 분 중 한 분은 사업종료에 의한 감원이며 한 분은 본인이 희망해서 다른 학교로 전보를 신청한 상태다. 상위법에 위반되는 사항이 없다. 감원으로 인한 직원들의 업무 과중은 감원되는 분야뿐만 아니라 학교 직원 모두가 가중된다”고 반박했다.
대구교육청의 배치기준이 이처럼 학교비정규직노동자 해고의 근거가 된다는 지적과 함께 학비노조의 노숙농성이 이어지자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20일 대구교육청의 농성장에 방문해 농성을 종료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대구교육청 행정회계과 관계자는 “노조와 교섭은 성실하게 하고 있으나 학교 상황에 맞게 돼야 한다. 학교에 사례별로 따로 공문을 낸 게 아니다”며 “급식을 당분간 중단하는 학교에서 사실상 조리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는 힘들다. 인건비 문제도 있고 일 할 장소가 없어지는 거니 어렵다. 순환전보는 노조에서도 원치 않는 걸로 알고 있다. 교육청도 교섭 관련해서는 모두 확정된 입장이 있는 건 아니고 현재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