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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01월09일 10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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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V3나 만들라
[기자칼럼]안철수 신당에 없는 것 세 가지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잠했던 ‘안철수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29.4%, 민주당 10.9%, 안철수 신당 9.8%(오차범위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허용 ±3.1%포인트. 응답률 15.8%)로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3번째를 달리고 있다. (45.2%를 득표한 지지정당 없음당을 포함하면 4번째지만) 안철수 의원은 과거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다 문재인 대선 후보와 야권단일화를 했고, 이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부산 영도가 아닌 서울지역 노원구에 ‘안전빵’으로 출마, 당선돼 의정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안철수는 지금껏 눈에 띄는 활동이나 전망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국회 출석률 100%가 눈에 띄긴 하지만, 정작 ‘국정원 대선개입’, ‘철도노조와 민주노총에 대한 과도한 공권력 사용’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 한 번도 직접 공식적 의견을 말하고 유의미한 활동을 보여준 적이 없다. 오히려 밀양 송전탑 피해 당사자들이 반대하는 송주법에 찬성을 던지고, 후일 “법안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진전된 게 있으면 일단 통과시키고 나중에 개정하는 것이 낫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물론 제도정치는 개인이 가지는 이미지만으로 할 수 없기에, 원내에서 함께 행동할 정당을 구하지 못한 지금까지의 안철수에게 모종의 혁신적 행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6.4 지방선거에서의 성공적 데뷔를 일차 목표로 삼아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까지 꾸린 시점에서 여전히 그가 기존의 정당정치와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보 시절만 놓고 보면 안철수와 이미지가 가장 닮아있는 사람이 ‘자수성가한 기업가’의 이미지를 띤 MB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자수성가했듯 국가도 발전시켜 주리라는 기대를 업고 당선된 MB가 퇴임 후 ‘국가급 도둑’으로 몰락한 것처럼 안철수 의원이 혹시라도 유사한 절차를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안철수 의원이 설령 실패하더라도 성공적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안철수 의원에게 없는, 안철수 의원이 채워 나가야 할 V3(Value, Vision, Victory)를 꼽아 본다.

안철수 신당에는 역사에 대한 가치관(Value)이 빠져있다.

근래 안철수 의원의 행보 중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것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꼽을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은 새해 벽두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새정추는 참배를 “잘한 일이다”고 밝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8일 대구에서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서 새정추는 “산업화를 이룩한 세력과 민주화를 이룩한 세력을 통합해서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새정치의 시대정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적 의미의 산업화와 정치적 의미의 민주화를 동등한 선으로 치부한 것. 더 나아가서, 새정추는 산업화에 대한 비판 없이 마땅히 해야 할 ‘선’의 한 축이라고 가정하고 있으며, 이 같은 태도는 가깝게 현 박근혜 정부, 멀게는 박정희 정권 시절과 같은 발전주의적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박근혜를 당선시킨 발전주의로의 향수는 정치인에게 떨칠 수 없는 유혹이겠지만 말이다.

또한, 민주화의 의미를 절차적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8~90년대에 완결된 것으로 파악하는 것도 기존 제도권 정당의 정치 인식과 다를 게 (지금이 왕조시대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없다. ‘중립적’ 시각을 갖거나, 개인의 성품이 올바른 정치를 담보할 수 있다고 믿거나,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으로 새로움을 주문하는 유권자가 안철수 신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은 역사적 시각을 드러내고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안철수 신당의 ‘새정치’에는 새로운 전망(Vision)이 없다.

가치관 부재의 연장선에서 안철수는 새로운 전망을 드러낼 수도 없다. 새정추 측 말마따나 ‘시대의 요구’에 대한 전망을 말하려면 ‘시대 인식’이 확고해야 한다. 어떤 정치적 과제를 해결할 테니 뽑아달라고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명확히 해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는 말이다.

안철수 의원은 8일 기자 간담회에서 ‘새정치’가 모호하다는 질문에 “새정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낡은 정치를 그만두는 것, 둘째 막말하거나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는 낡은 정치를 그만 두는 것(동어반복 했다), 마지막으로 남들이 못하는 (안철수 신당만의) 비전은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하가 부릅니다. 여긴 아무것도 없잖어)

‘새정치’를 이야기하며 안철수 의원은 구체적으로 ‘통합’과 ‘지역주의 타파’를 언급했다. 사실 지역주의 타파는 의미 있는 지점이고, ‘새정치’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안철수 신당의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가 자신과 자신의 신당만이 할 수 있는 ‘새정치’가 지역주의 타파에 불과하다면 빛 좋은 개살구가 따로 없다. ‘지역주의’는 안철수만이 주장한 것도, 안철수만이 주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안철수 위원은 ‘지역주의’를 비난하는 것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몸소 행하는 ‘통합’은 그야말로 수사에 불과하다. 1일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8일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에서 엿보이듯, 마치 독재와 형식적 민주주의라는 정반합으로 새정치가 탄생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안철수 신당에는 승리(Victory)가 없다.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과 모호한 ‘새정치’에 대한 기대를 자양분으로 세를 지탱하는 안철수 신당은 ‘새정치’가 무엇인지 드러낼 수도, 끝까지 감추고 있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간담회 자리에서 새정추는 “백 년 정당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이 망설이며 반사이익에만 눈독을 들인다면 결과는 뻔해 보인다. 설령 안철수 신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세를 잡고 괄목할 성장을 보인다더라도, 또 안철수 신당에서 대통령을 배출한다더라도, ‘새정치’를 외치며 나온 안철수가 정말 현실정치와 다른 정치를 보이지 못한다면 결국 안철수도 ‘다를 바 없었다’는 정치혐오만 부추기게 될 것이다. 결국 안철수의 승리는 '새정치'가 어떤 의미를 남기냐에 따라 판가름 나는 것. 안철수 의원이 훗날 “V3나 만들걸”이라고 후회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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