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대자보’ 바람이 국정원 규탄 시국대회에도 불었다.
20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5차 ‘국정원규탄시국대회’가 열렸다. 최근 몇 차례 시국대회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주로 참석했으나, 25차 시국대회에는 청소년과 대학생, SNS를 보고 참석한 시민들이 대거 늘어났다. 또, 민주광장 주변에 마련된 알림판에는 시민들이 작성한 대자보도 게시됐다.
지난 2009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해고됐다 복직한 이재식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한국통신을 민영화하면서 통신사 자율경쟁에 맡기면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했던 게 어떻게 됐느냐”며 “철도, 의료민영화가 다 진행되고 나서 후회할 수 없어 노동자가 파업하고, 시민들이 지지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20여 명도 이날 시국대회에 참석해 故 최종범 씨 죽음에 대한 책임이 삼성에 있음을 알렸다. 조정훈 금속노조 대구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누구나 삼성전자 수리기사들이 삼성 직원인 줄 알지만 아니다. 삼성전자가 낸 수십 조 흑자는 삼성 노동자들을 쥐어짜 낸 것”이라며 “배가 고프다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끊은 최종범 열사의 죽음에 삼성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서울에서 시국선언을 진행한 바 있는 대구경북기독인연대 목회자들의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2차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양심으로, 지금의 정치 현실을 보며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어 하늘의 메시지를 선포한다”며 “이제 불법 부정 선거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더 이상 국민의 지도자로 설 자격을 상실했기에 박근혜 정권은 깨끗하게 퇴진하라”고 밝혔다.
이어 “폭력과 강제력을 동원하여 벌이고 있는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고 철도 민영화 시도를 당장 중단”을 촉구했다.
철도노조 파업과 이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 탓에 민영화를 반대하는 10~20대 참가자들이 대거 늘어났다.
트위터를 보고 친구와 함께 나왔다는 직장인 박 모(24) 씨는 “다른 이유가 뭐 있겠느냐. 민영화되면 제 돈이 더 나가니까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대자보를 작성해 시국대회장에 부착한 고등학생 심 모(19) 씨는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어 다른 곳에 부착했다”며 “청소년들도 정치와 사회문제에 무관심하지 않은데, 학교는 의견조차 내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시국대회는 한층 추워진 날씨에도 참석자가 늘어나 다음 시국대회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의 환호로 마무리됐다. 26차 국정원 규탄 시국대회는 27일(금) 오후 7시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