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12일째, 코레일이 노조를 상대로 77억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대구경북학생연대회의(대구대 역지사지, 레츠, 경북대 아고라, 복현교지)를 포함한 대학생 20여 명은 20일 오후 12시 동대구역 앞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와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철도 노동자 탄압과 무리한 대체인력을 투입하며 정부와 코레일이 철도민영화를 밀어붙이던 그때,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는 대학생들이 2013년 대한민국이 정말 안녕한 것인지 자신과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진 것”이라며 “안녕하지 못한 대한민국에 안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학생들은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며, 파업 중인 철도노동자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북대 정치경제학회 아고라 회장인 전영일 씨는 “경희대에서 강의하던 임승수 교수는 ‘자본론’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종북으로 몰렸고, 한겨레신문 기사를 수업시간에 활용한 유소희 교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판결을 받았다”며 “대학생들은 수업시간조차 안녕하지 못하다. 철도 민영화,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학문과 사상의 자유 침해 등 안녕하지 못한 사회를 국가가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다가 뜯긴 대구대학교 역지사지 성빛나 씨는 “대자보조차 안녕하지 못하다. 하지만 더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철도 민영화에 있다”며 “임금인상이라는 이익을 두고 파업하면 합법이고, 민영화 저지라는 공익을 위해 파업하면 불법파업으로 매도하는 사회는 안녕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대학생들도 방관하고 있지만은 않겠다”고 호소했다.
대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나서자 철도 노동자도 화답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수익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부본부장은 “유일하게 흑자가 나는 노선을 경쟁으로 내몰면 적자가 나는 무궁화, 새마을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며 “사상의 자유와 사회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대학생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철도 민영화 저지를 요구하는 자유발언과 퍼포먼스 등을 벌였고, 길을 지나던 학생과 시민들도 동참했다. 방학을 맞아 고향 대구를 찾은 이화여대 학생 나수연 씨도 발길을 멈추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
나수연 씨는 “얼마 전 학교 식당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농성에 돌입한 일이 있었다. 철도 민영화뿐만 아니라 의료민영화, 노동조건 개선 등 사회적 문제가 많다”며 “대학생들이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안녕한 사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