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가 철도노조 조합원의 초등학생 자녀를 비롯한 가족들에게까지 불법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1부터 일부 철도노조 조합원 가족들에게 코레일 가족동산 연락처(02-1688-6182)로 불법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문자가 발송됐다. 문자에는 “정부정책 저지를 목표로 하는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파업을 통해 억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노사 간 소모적인 갈등과 희생만 따를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한 “앞으로 다시 민영화의 움직임이 있다면 사장인 제가 책임지고 막아내겠다”며 “사랑하는 직원 및 가족 여러분, 저를 믿고 따라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나와 있다.
해당 문자는 철도노조 조합원의 초등학생 자녀한테까지도 무작위로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부산고속차량 조합원의 초등학교 2학년 자녀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 문자를 보다가, 친구들이 ‘너희 아빠 이제 짤리는 거냐’고 물어 아이가 울고불고 했다고 들었다”며 “영주 지역 조합원의 초등학교 5학년 자녀에게도 같은 내용이 전송돼 아이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코레일 가족동산 홈페이지에 문자와 같은 내용이 공개돼 있다”며 “그 홈페이지에 등재된 철도노조 조합원 가족들에게 무작위로 발송한 것 같다”고 밝혔다. ‘코레일 가족동산’은 코레일 임직원 가족들을 위해 철도공사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다.
지난 11일에는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서 조합원들에게 “석 달 열흘 파업하면 뭐가 달라지나. 국민들이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에게 덧씌워지고 정부의 철도정책은 초강력 외주화 요구 등 더욱 강경해질 뿐”이라며 “또한 참여하셨던 분들의 피해만이 고스란히 누적될 뿐”이라는 문자가 전송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철도노조가 4일째 파업을 이어가면서, 곳곳에서 열차 사고가 발생해 안전사고와 관련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오전 0시 50분 경, 경북 의성역 인근해서 벙커C유를 운반하던 화물열차의 8째 칸 바퀴 차륜이 깨지며 탈선한 사고가 발생했다.
철도노조는 현재 화물열차는 필수유지업무에서 제외돼 있지만, 공사가 운행률을 높이기 위해 내, 외부 대체인력을 무리하게 투입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공사의 발표와 달리 이번 사고 열차에 투입된 사람은 필수업무 지정자가 아닌 내외부 대체근무자”라며 “무리한 대체인력 투입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행태로, 안전은 고려치 않고 운행률만 높이기 위한 대체근무 투입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12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사가 불법을 저지르며 유류차를 운행하다 탈선해 재난을 겪을 뻔 했다”며 “공사는 이 같은 위험천만 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루 속히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화물차 운행 축소에 따른 화물대란 조짐도 일고 있다. 12일 현재 화물열차 운행률은 30%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공사 측은 여전히 강경대응을 지속하고 있어 12일에도 860명을 추가로 직위해제 한 상태다. 현재까지 직위해제 된 파업참가 조합원은 총 7,608명에 달한다. 노조 간부 191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소한 상태다.
철도노조는 이와 관련해 13일, 철도공사가 업무방해 고소를 남발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공사를 무고죄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12일에도 서울중앙기검에 ‘수서발 KTX운영 주식회사’ 출자를 의결한 12명의 이사진을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기사제휴=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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