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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12월08일 05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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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범 열사 부인 눈물로 호소...“삼성이 사과하도록 도와 달라”
금속노조, 대책위 등 삼성전자서비스 상대 전면 투쟁 예고

정재은 기자 cmedia@cmedia.or.kr

삼성전자서비스센터 AS기사 최종범 열사가 사망한 지 38일이 지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하면서 최종범 열사 대책위,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노동계와 삼성전자서비스 간의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7일 오후 1시부터 금속노조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남문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전면전을 펼치겠다”며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최종범 열사의 부인 이미희 씨는 “찬 서리 내리는 긴 겨울밤에 남편의 고통을 함께 하고자 이 자리를 지켜주시는 별이 아빠의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지켜주기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이 세다는 금속노조는 내가 별이 아빠의 유언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씨는 이어 “삼성이 별이 아빠의 주검 앞에 사과할 때까지 제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주기 바란다. 그래서 다시는 삼성에서 별이 같은 사랑스런 아기가 아빠를 잃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말해 집회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경찰이 집회 장소를 경찰병력과 차벽으로 전부 막아 경찰 측의 과도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서비스에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신고 된 합법 집회조차 경찰이 막자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집회 장소를 보장하라고 항의했다. 앞서 경찰은 유족과 노조 조합원의 집회 물품을 빼앗는 등 노숙농성조차 막아 “삼성의 사병”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남문우 수석부위원장은 “금속노조가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사 교섭 개최 공문을 3차례나 보냈지만 삼성은 ‘책임이 없다’며 모든 교섭을 거부했다”면서 “삼성의 로고가 찍힌 작업복을 입히고 노동자에게 일을 시킨 삼성이 노동자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6일 국제노동기구(ILO)에 근로기준법 위반, 노조탄압 등으로 삼성전자서비스를 제소했다며 “삼성은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중을 착취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공권력 위에 군림해 권력을 유지해 온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삼성이다”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강고한 투쟁과 금속노조의 연대투쟁으로 죽어간 사람의 억울한 영혼을 세상에 알리고, 삼성에 민주노조의 깃발을 지켜내기 위해 민주노총이 진군하겠다”고 밝혔다.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 수석부지회장은 “최종범 열사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를 두고, 사랑스러운 아내를 두고 삼성 자본의 노조탄압과 인권유린에 죽음으로 항거했다”며 “삼성 노조파괴 문건에도 드러났듯이, 올해 7월 노조가 결성되자마자 삼성은 노조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려죽이기 시작했다. 노조파괴 공작이 사람을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주 삼성전자서비스 부지회장은 집회에 앞서 “이제 최종범 열사의 죽음이 언제인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면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를 위해, 삼성전자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일만 해 오던 젊은이가 죽었는데도 말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밥 좀 먹어가며 일하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등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요구였다”며 “우리가 배고파서 못 살겠다고 소리칠 때마다 삼성은 매년 영업이익으로 돈 잔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남편 유언 전하려는 데 가로막는 경찰...억울하고 분합니다”

최종범 열사의 부인 이미희 씨 발언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에서 일했던 최종범 씨의 부인 이미희 입니다. 오늘로 별이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난 지 38일째 됩니다. 그리고 제가 어미 품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랑하는 우리 별이를 떼어놓고 이곳 서울 삼성본관 앞에 온지 5일째입니다. 지금 제 앞에 있는 현실은 제가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상상해 본적이 없습니다. 꿈속에서도 누군가의 인생을 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 13일이면 사랑하는 남편 최종범과 제가 사랑으로 결실을 맺고 이 세상 그 어느 집 아이보다 예쁘게 잘 키우고 싶었던 별이가 세상에 태어난 날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내일 이 별이 아빠와 제가 별이의 돌잔치를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작년이맘때 별이 아빠와 저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꿈을 꾸었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위한 기도와 엄마와 아빠를 반반씩 닮은 아이를 위해 좋은 엄마 아빠가 되어달라는 행복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별이 아빠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아들이면 최강으로 이름 짓고 딸이면 최별로 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을 손꼽아 기다린 끝에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별이의 아빠와 엄마가 되었습니다. 남편은 우스갯소리로 비수기에 태어난 별이를 효녀라고도 했습니다.

12월 3일, 잠든 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서울로 왔습니다. 뱃속에 별이를 품었을 때부터 이제 돌이 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 품에서 떼어놓은 적이 없는 별이를 두고 이곳에 왔습니다. 그렇게 집을 나오면서 너무나 서럽고 하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서 아직도 그 한을 풀지 못하고 서러워할 남편을 생각하면 망설일 수가 없었습니다. 추위도 두려움도 없이 서울로 왔습니다.

저는 이제껏 서른이 되도록 단 한 번도 집회를 참여해 보거나 농성을 해본 적도 더욱이 거리에서 잠을 청해 본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런 제가 남편의 유언을 지키겠다고 삼성본관에 왔을 때 너무나 많은 경찰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라고 남편의 유언을 전하려는 제 앞을 가로막는 경찰들을 보고 가슴에서 피눈물이 터질 듯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제가 범죄자가 아닌데 오히려 삼성의 부당함과 탄압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남편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 받고자 온 저와 남편의 동료들을 무지막지하게 끌어내는 경찰을 보면서 삼성과 말 한마디 하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의 심정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억울했겠구나, 절망스러웠겠구나”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이 현실을 고발하고 이겨보려고 혼자서 죽음을 결단했을 남편의 고통을 생각하니 오히려 악이 바치고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도 어쩔 수 없는 어미이기에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우리 별이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이곳 삼성직원들의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오가는 아이들을 볼 때 마다 우리 별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며칠만 별이를 못 봐도 목구멍이 메는데 별이를 두고 간 아빠의 마음을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명치끝이 아려옵니다. 힘들어도 제발 살아만 있지, 제발 살아만 주지하는 속절없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 오니 남편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천안 장례식장에 있을 때 하루에 몇 번씩 꽁꽁 얼어버린 얼굴이지만 안치실로 내려가 보고 싶었습니다. 이곳에 와 있으니 삼성이란 높은 벽에 괴로워했을 남편 생각이 더욱 사무칩니다. 그 고통을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이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버린 남편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남편이 별이와 제 곁을 떠난 후 너무나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십니다. 그것이 지금 제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그리고 그 것이 제가 버텨야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남편의 마지막 한마디가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합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그 말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합니다.

별이 아빠가 되어주시겠다는 천안센터 동료 분들 고맙습니다. 찬 서리 내리는 긴 겨울 밤 남편의 고통을 함께 하고자 이 자리를 지켜주시는 별이 아빠의 동료 분들 너무나 고맙습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도록 지켜주십시오.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이 세다는 금속노조 여러분들이 제가 별이 아빠의 유언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삼성이 별이 아빠의 주검 앞에 사과할 때까지 제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는 삼성에서 별이 같은 사랑스런 아기가 아빠를 잃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그래서 제가 우리 별이를 다시 품에 안을 때 아빠의 유언을 지킨 강건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정재은 기자 cmedia@cmed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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