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선거구획정위가 기초의원 4인선거구를 2인선거구로 분할 결정한 것을 두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대구시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노동당, 민주당, 정의당, 통합진보당)과 참여연대를 포함한 14개 시민단체는 대구광역시자치구․군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달 29일 4인선거구를 2인선거구로 최종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대구시가 기초선거구 획정에 정치개입을 했다며 4일 오전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이에 대구시는 2인선거구 분할결정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답변했으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홍승활 대구시 안전행정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면담에서 야당과 시민사회는 선거구획정위 의결에 대구시의 영향력 행사 여부를 집요하케 캐물었다. 선거구획정위는 10월 열린 2차 회의까지 야당의 의견을 수용해 4인 선거구 11개를 유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가 11월 열린 3차 회의에서 사전논의 없이 무기명투표로 2인 선거구 분할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또, 2차 회의까지는 거수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했으나 3차 회의때 갑자기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한 것도 대구시 개입 논란을 부추겼다.
송영우 통합진보당 대구시당 지방자치위원장이 “3차 회의 직전 대구시가 획정위원들을 일일이 다 찾아갔는데, 다른 회의 전에도 획정위원들을 일일이 다 찾아갔느냐”며 대구시 개입 의혹을 지적하자 홍승활 국장은 “1차와 2차 때는 (획정위) 위원장에게 가서 의견수렴 결과를 설명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박인규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이 “2차 회의까지만 해도 거수투표로 (4인선거구 유지) 잠정안까지 만들었다. 변경안에 대한 토론도 없이 급작스레 바뀐 것은 상식적으로 의혹할 수밖에 없다”며 “중선거구제가 도입된 취지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인데, 행정부 공무원은 입법 취지를 당연히 살려야함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꼬집자, 홍승활 국장은 “중선거구제 취지는 알지만, 획정위원회 위원들이 결정한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획정위원들에게는 각 구군 정당의견 수렴된 것을 설명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홍승활 국장은 “의사표현 방식은 오히려 무기명 방식이 낫다. 의사토론도 진행과정에서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항의방문에 앞서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전면 봉쇄한 처사”라며 선거구획정위의 결정을 비난했다.
이들은 “4인선거구 유지를 최종안으로 상정해도 새누리당 일색의 시의회가 또다시 권력을 나눠 먹기 위해 쪼갰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보면 시의회의 파행이 부담스러운 새누리당의 이해관계에 관련 공무원들이 부화뇌동한 데 따른 결과”라 지적했다.
또, “획정위 조정안을 조례로 상정할 책임자인 김범일 시장은, 이 상황에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당사자”라며 “김범일 시장은 오늘 보고될 예정인 획정위의 조정안을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초의원 선거구 최종결정은 2014년 2월 대구시의회 심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2010년 2월에도 선거구획정위가 제시한 12개의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분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