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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11월22일 17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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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이 행복한 대구’ 대구시민 헌법 제정 운동 박차
학벌구조의 왜곡이 교육, 청년실업, 부동산, 수도권 집중 문제 일으켜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나는 정말 대한민국 헌법상 주권자인가?

대구시민 헌법 초안은 2011년 11월 대구전문직단체협의회에서 논의돼, 현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구지부의 공동노력으로 조문화가 진행 중이다. ‘대구시민 헌법’은 위 같은 질문 처럼 과연 시민이 실질적으로 주권자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다.

아직 초안의 형태지만, 대구시민 헌법은 “주권이란 헌법제정권력이며 헌법을 제정할 수 없으면 주권자가 아니다. 대구의 주권자라면 누구나 대구 헌법에 관여할 권한과 의무가 있으므로 문호는 개방되어 있다”고 밝힌다.

대구시민 헌법은 “대구시민은 제국주의에 반대하였던 민족 운동인 국채보상운동 및 3.1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4.19혁명의 시발점이었던 2.28 학생의거운동의 민주적 정신을 이어 받”아 “대구 시민 주권자 운동의 일환으로 향후 대구의 모든 공직자 출마 및 기타 취임 자격 검증의 기준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구사회연구소와 민변 대구지부 주관, 대구경북지역전문직단체협의회 주최로 11월 21일 저녁 7시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대구시민헌법 1차 포럼, 고졸이 행복한 대구’를 열었다.

▲강연 참여자들

본 강좌는 ‘대구시민 헌법의 진화적 완성을 위해 시민들의 참신한 제안과 지속적인 보완’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강좌가 시작하며 최봉태 민변 대구지부 소속 변호사는 “지식인이란 계층적으로는 민중을 지향하지만, 계급적으로는 지배층 이익에 봉사하는 모순된 집단이다”며 “하지만 제 역할이 있을 것이다. 국채보상, 2·28 운동과 지방분권의 정신으로 대구에서 제헌해보자는 것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엄창복 대구사회연구소 소장은 “대구시민 헌법제정에 맞춰 고민하다 보니 역시 문제는 청년문제였다.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것”이라며 강연의 의의를 밝혔다.

교육문제의 핵심은 대졸자와 고졸자 사이의 임금격차
고졸 생태계 복원이 시급해

강연을 맡은 정재형 대구사회연구소 부소장(변호사)은 고졸이다. “그때와 지금의 고졸은 의미가 많이 다르다”는 정 부소장은, 고졸로 상징되는 학벌구조의 왜곡이 교육문제, 청년실업, 부동산문제와 수도권 집중 문제까지 파생시켰다고 생각한다.

▲정재형 부소장

정 부소장은 “기존 교육문제를 다룬 논문은 고졸자의 일자리 창출문제,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 단 두 가지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내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대졸자와 고졸자 사이의 임금격차다. 근래 들어서 임금격차는 많이 줄었다. 대학 나와봐야 별것 없다는 뜻이다. 고졸자가 담당하던 직업들이 대졸자로 전이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할 수 있는 은행업무가 지금 대졸이 98, 고졸이 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진학의 동기가 ‘출세’를 위한 수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정 부소장은 “고졸이라는 비주류의 딱지를 떼기 위해서라도 대학을 가야 하는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 부소장은 “고졸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고졸로서 사회에 나가게 된다면 보장된 일정한 영역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중등교육의 현실이 단지 대학입시만을 위한 사전 교육이라는 점에서 고졸 생태계의 복원을 주장하는 정 부소장은 구체적으로 “공적 영역부터 고졸 채용 할당제 시행, 이전 고졸자 담당했던 일자리에 대학교육 혜택을 입은 사람의 진입을 차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공적 영역에 고졸자 우선 채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조처는 ‘고졸자만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무의미한 대학교육의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미래지향적이며, 부모도 양육비와 학비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노후도 보장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

강연이 끝나고 비판적 지적도 이어졌다. 김영화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벌로 학벌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며 기본 전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그 입장에서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원적인 문제를 파야 한다. 실력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화 교수

이어 김 교수는 “고등학교 교육이 자기 완결적이어야 한다는 모호한 말로 넘어가는데, 실제로 대학에서 가르쳐 보면 3~4학년 되어서야 학문에 대한 인식이 트일 정도로 교육과정이 잘못됐다고 느낀다”며 “고등학교의 교육 커리큘럼을 대안적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질문자들과 강연자의 열띤 토론이 오간 강연은 12월 중 두 번째로 개최될 예정이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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