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이스트 이상옥 씨가 국무총리실 경호원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았다며 국가손해배상청구를 준비하는 가운데, 국무총리실은 이를 부인했다.
지난 10월 13일 2013세계에너지총회가 열리는 대구 엑스코 앞, 이 씨는 ‘녹색 인간 퍼포먼스’를 할 계획이었다. 오후 2시경 대구엑스코에 도착한 이 씨는 대구엑스코 근처 벤치에서 준비해 온 물감으로 분장을 시작했다. 이 씨는 당시 상황으로 “행사경비요원으로 보이는 몇 분이 왜 이곳에서 분장하는지 물었다. (요원들은) ‘여기서 이러는 것은 풍기 문란’이라 말했다”며, 또 퍼포먼스를 시작한 3시경에는 “분장하고 행사장 주위를 걸으려 하니 경비요원들이 검은 우산 3개로 주위를 둘러싸 행인이 나를 못 보게 하고 내가 보행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 씨는 “행사장 입구로부터 20m가량 떨어져 있었으며, 누구에게도 말을 하거나 신체적 접촉을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예술과 표현의 자유 침해로 정신적으로 공연의욕도 상실했고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받아 공연을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이상옥 씨와 인권운동연대 등 50여 대구지역 정당·시민·사회단체는 11월 6일 오전 11시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마임배우 이상옥 씨의 예술 ․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국가손해배상 청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상옥 씨가 공연을 시작 하고 채 5분이 지나지 않아서 국무총리실 직속 경호원 3명이 이상옥 씨를 계속해서 따라다니면서 검은색 큰 우산으로 둘러싸며 퍼포먼스를 방해하였다. 이는 명백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다”며 “오로지 자신의 몸 하나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거리예술가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폭력적으로 막아서는 이 사회는 정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백창욱 삼평리 대책위 공동대표는 “국무총리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권한이 있나? 국무총리도 대통령 할아버지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자유 침해 권리 없다”며 “(국가 관료들은)민주주의와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소양교육이 필요하다. 권력 외에 국민은 하찮은 것으로 치부한다. 국무총리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은 “이상옥 씨는 지구의 날이라던가, 대구시 후원하는 행사에서도 공연했었다. 똑같은 행위가 이번 행사장 앞에서는 문제 삼은 것은 이중잣대다”며 “예술의 표현은 어떠한 것이든 시민들이 스스로 해석할 능력이 있다. 권력과 공무원들에 의해 (예술의 표현이) 막히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상옥 씨는 “나름대로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창작행위 하는 많은 예술가가 행위 자체를 제지당하거나 차단당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며 “다른 사람 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는 행위가 아니다. 말도 안 하고 생각을 소박하게 드러내겠다는 건데 국가권력이라고 하는 국무총리실에서 그런 제지를 했다는 것이 참 놀라운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심정환 국무총리비서실 관계자는 “당시 집회에 대해서 대구지방경찰청이 질서정리를 했다. 국무총리 경호팀은 국무총리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경우에나 보호한다”며 “(국무총리에) 위해를 가하지 않았으니 (이상옥 씨에 대한 제지는) 경호팀이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