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화를 통보하고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은 전교조 전임자 복귀를 명령한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전교조는 결의대회에 500여 명이 모이는 등 정부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이달 30일 오후 다섯 시 반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전교조 탄압저지 경북지역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구지부도 같은 시간 대구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교사·학부모·학생·시민이 참여해 2시간가량 유쾌한 분위기로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경북지부 대회에서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지금 전임자 복귀 통보가 속속 오고 있다. 곧이어 사무실 빼라고 하고, 마무리 단계 있는 단체협상 중단하겠다고 할 것이고, 조합비 편의 제공 하지 않을 거라는 통보 올 것이다”며 “나는 해직 각오한 힘찬 투쟁을 할 것이다. 유신회귀 독재정권 부활한 2013년, 전교조는 참교육 되새기며 또다시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 투쟁을 선언한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최해술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비대위원장은 “해고된 동지를 조합원을 두느냐 아니냐는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다. 온갖 부정으로 당선된 박근혜가 조합원 두느냐 마느냐 운운하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다”며 “전교조 탄압은 민주노총 탄압이고 민주노총 탄압은 전체 노동자의 최소한 기본권인 노조결성의 권리마저도 마음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의 전교조 지지발언도 이어졌다. 박혜령(45) 씨는 “영덕에서 농사짓고 중학생 딸이 있다. 박근혜 님께서 대통령에 당선될 때 행복한 시대를 열겠다고 했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과연 그런가? 전국에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 거리로 나오고 있는 노동자와 농민이 있다”며 “전국 곳곳에서 송전탑을 짓고 발전소를 짓는 마찰 때문에, 많은 곳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길거리로 나왔고 드디어 선생님들도 거리로 나왔다. 선생은 아이의 나침반이다. 아이들이 성장해서 미래를 제대로 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전교조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오히려 신규 조합원 숫자가 늘고 있다. 최근 전교조에 가입한 신임교사인 최성준 전교조 영주지회 조합원은 “10월에 가입했다. 9월 말 되어서 법외노조화 통보받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존재로 있을 거냐, 미약하나마 같이 싸울 것이냐 고민했다”며 “답은 당연히 참교육 현장에서 힘이 될 수 있게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힘든 길이 될지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해직자 9명을 위해 6만 명이 힘든 싸움에서 이기겠다는 게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결의대회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이 이어졌다. 안동과 상주지역 조합원들은 KBS TV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황해’를 패러디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끌어냈고 영주와 울진의 교사와 임용 준비생의 몸짓, 포항지역 조합원들의 노래패 어깨동갑의 노래공연이 이어져 대회의 분위기를 고조했다. 또 민중 가수 임정득과 민주노총 구미지부 KEC지회의 공연도 어우러졌다.
반면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은 전교조 전임자들에 이번 달 25일까지 전원 복귀할 것을 명령하고 미복귀 시 직권면직과 징계절차를 통보했다.
 |
▲안동, 상주지역 전교조 조합원들의 '황해' 패러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