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에서 고추농사 30년 지었습니다. 요즘 내 돈 들여서 고추를 팔고 있어요. 농촌 쥐어 짜서 도시에 다 가져다주는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도 고추 먹습니다. 박정희가 왜 욕먹었습니까. 농민 밟아서 도시근로자, 대기업 살려서 그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박정희에게 배웠습니다. 정부는 우리 농민들을 죽이면 잘살 거로 생각하는데, 우린 죽을 수 없습니다!” -의성군 생산자연합회 부회장 신창영
중국산 고추 수입으로 인한 국산 고추가격 하락과 낮게 책정된 고추 정부수매가에 경북지역 농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자료에 의하면, 현재 정부의 고추 수매가는 1근당 1등품 6,300원, 2등품 5,700원으로, 전국농민회에서 1근당 최소 생산비로 추산한 8,590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이번 달 농식품부의 국정감사에서도 한·중 자유무역 협정(FTA)가 가져올 농업피해에 질의가 집중되는 등, 중국산 수입 농산물로 인한 농가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까지 제7차 한·중 FTA 협상이 진행됐다.
경상북도 5개 시·군에서 온 농민 100여 명은 15일 오후 2시 경북도청 앞에서 고추 100 포대(포대당 30kg)를 적재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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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정문 앞에 고추 3,000kg이 적재됐다 | | |
이들은 “정부는 고추 생산량이 증가해서 값이 내려갔다고 하지만 10년 사이 고추 재배면적과 생산량 모두 절반 이상 줄었다. 공급이 절반이면 가격은 배가 돼야 하는데 중국산 고추가 소비량을 초과하여 우리 고추시장의 60% 이상을 점령해 과잉공급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에 ▲건고추 정부수매가 1만 원 보장 ▲고추 정부수매량 12,000톤 이상 확대 ▲고추생산농민 참여하는 고추수매위원회 구성 ▲중국산 고추수입 중단을 요구하고, 경북도청에 ▲경북 고추 재배농가를 위한 특별지원금 지원 ▲농업인 경영안정 및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을 요구했다.
최창훈 전농 경북도연맹 사무처장은 “정부가 고춧값이 비싸다며 비관세로 수입해 가격이 폭락했다. 9월 고추가격 만 오천 원(1근당) 했는데 중국산 수입하며 두 달 만에 8천 원으로 폭락하고 그 물량이 아직 남아있다”며 “무분별한 고추 수입으로 국내 농가에서는 생산비도 안 되는 가격으로 고추를 재배한다”고 말했다.
신창영 의성군 생산자연합회 부회장은 “정부는 물가 잡는다 하며 농사꾼을 잡고 있다. 농업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런 사람들 믿고 어떻게 정책을 맡기나?”라며 “농민은 40년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부에 밟혀왔다. 언제까지 밟혀야 하나? 이 정부 한번 갈아치워야 한다. 그래야 농민의 삶의 질이 나아진다. 한국이 선진국이 됐다지만 농민은 아직 후진국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무열 경북도청 채소·특작 업무총괄은 고추가격 상승요인에 대해 “2012년도 재고량이 남아 그 영향으로 떨어진 것이다. 중국산 고추 수입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농작물 수입 잘 안 한다. 일반인들이 많이 수입해서 정부가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해명하며 “특별지원금을 지원해 달라 해도 고추만 지원할 수도 없다. 경북에만 농업 작물 20종 된다. 그 부분 다 특별지원금을 주려면 지방 정부 차원에서 감당할 수 없다”며 중앙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