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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10월10일 16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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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분단과 분단극복사이, 얇은 경계에서 (1)
북한에서 벌어지는 시장자본주의 체제전환과 남한

북한 오덕후(북한학 박사수료) 5foulout@naver.com

[글쓴이 주] 반갑습니다. 뉴스민 독자 여러분, 저는 대학원에서 북한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뉴스민과 인연을 맺게 되어 부족하지만, 북한에 대한 다양한 글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종북좌파니 내란음모니 하는 와중에 북한에 대한 글을 쓰게 되니 공안기관에 대해 자기검열도 하게 되고, 독자분들이 불편하지 않을 북한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자기검열을 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자기검열 과정에서 쓴 글이다 보니 어쩌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고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양해 부탁합니다.
 
북한과 관련한 보도는 언론 입장에서는 ‘꽃놀이패’입니다. 오보를 내도 확인할 수 없거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확인되기 때문에 보도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게다가 오보를 내도 반론보도를 청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주체가 없으므로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북한과 관련한 온갖 보도가 난무합니다. 그러다 보니 온 국민이 ‘북한 전문가’입니다. 자신의 세계관에 맞는 북한 관련 보도만 취사선택해서 북한이 이렇다저렇다 저마다 분석을 하고 전망을 합니다. 특히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 이런저런 전망을 하지만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근거도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마치 ‘점쟁이’와 같다고 연구자들끼리 스스로 비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까지 ‘점쟁이’의 대열에 들어서고 싶지는 않아서 되도록 전망 혹은 예측 글쓰기는 지양하고자 합니다. 북한을 공부하면서 들었던 몇 가지 의문들을 정리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북한의 체제전환 혹은 시장자본주의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북한의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북한에서는 장소적 공간으로써 00시장이라는 것이 도시의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공간으로써 시장이 계획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민은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국영상점을 가거나 배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있는 시장을 찾아가서 구매합니다. 하물며 식량도 시장에서 구매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이런 북한의 변화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인식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마다 ‘북한전문가’인 우리 국민은 자신의 세계관에 따라 보도를 취사선택합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 대한 인식이 분절적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이걸 진보-보수로 나누어야 할지 아니면, 반북-연북으로 나누어야 할지 난감하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한 관점이라는 측면에서 반북-연북으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많은 반북적 세계관을 가진 분들은 북한의 시장발달 현상을 바라보며 북한의 체제전환 즉, 붕괴가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게 무슨 사회주의체제냐?”, “시장에서 남한물건이 판매되고, 심지어 성매매도 이뤄지는데 1991년 소련이 붕괴하던 때와 같다. 계획이 붕괴해서 시장에 의해서 경제가 돌아가는데 무슨 사회주의냐”라고 합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저 체제는 붕괴할 거라고 믿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기본적인 전제였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북한의 무기 열병식이나 핵무기를 바라볼 때는 다른 인식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저 체제는 무너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강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무서운 존재라고 인식합니다. 북한에 대한 인식이 일관되지 않는 것이지요. 곧 무너질 취약한 체제지만 ‘수령을 결사옹위’하는 강력한 무력과 인민들이 하나로 뭉쳐 있는 국가라고 보는 것이지요. 따로 놓고 보면 맞는 말인 듯 보이는데 같이 놓고 보니 웃기죠. 사실 이런 분절적 인식은 군대의 정신교육교재에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제가 군대에 입대한 때는 2000년 5월이었습니다.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의 훈훈함이 군대에도 불어오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도 정신교육 교재에서는 ‘식량난으로 인해 영양실조가 만연해서 인민들의 체격은 왜소하며 석유 등 연료가 부족해서 전투훈련도 잘 진행하지 못해 전투력이 형편없이 떨어졌다’는 내용이 북한의 강한 군사력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과 함께 있었지요. 도대체 북한의 군사력이 강하다는 건지 약하다는 건지......

▲10월 9일자 TV조선 보도 [출처=TV조선 화면 갈무리]

북한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 없이 정책을 결정하니 ‘우리가 비핵개방 3000을 추진해서 너희 북한사람들 굶어 죽지도 않고 정권이 붕괴하지 않도록 해줄게. 내 말 잘 들어라’는 태도로 북한을 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일은 무능하고 실패한 국가인 북한이 한미 합동으로 잠수함 탐지훈련을 하던 천안함을 침몰시키는 신출귀몰한 잠수함 전투능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공식적 발표에 따르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북한이란 존재를 인식하며 국민을 굶겨 죽이는 무능력을 깔보며 강력한 정치체제와 군사력을 가졌다고 두려워하는 즉, 무시하면서 동시에 무서워하는 이상한 인식의 이유는 북한의 변화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측면을 보지 못하고 과거의 인식에 그대로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사회주의체제’는 분명 변화했습니다. 더 이상 계획은 인민들의 삶의 과정에서 작동하지 않습니다. 북한 인민들은 시장에서 자신의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기업 및 공장들도 국가가 계획상 정해준 재화를 생산하기 위한 운영자금을 시장에서 계획 외 생산물을 판매해서 획득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체제는 변화한 것이지요.
 
물론 북한 정권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체제전환국 중 정권을 잡고 있던 지도부까지 무너진 경우는 동독과 루마니아 정도를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다른 체제전환국들은 지도부가 변화를 주도하거나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지위 혹은 부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이분들은 북한 정권이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에, 차우세스쿠가 루마니아 인민의 손에 끌어 내려져 처참하게 죽었던 것처럼 김정은이 인민의 손에 맞아 죽거나 망명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를 인정할 수 없지요. 사회주의체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못하는데 여전히 강고한 ‘스탈린적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분절적 인식은 소위 연북적인 분들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소위 연북적인 분들은 북한의 현재 변화를 일시적인 것 혹은 유연성 발휘 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경제적 공간으로서의 시장의 존재 즉, 계획을 대신한 시장을 북한 지도부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정책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시장을 계획이 대체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시장에서 벌어지는 비사회주의적인 요소들 즉, 성매매, 부동산 매매 등과 같은 것들은 언급하지 않거나, 언론의 오보 혹은 있더라도 소수 현상으로 인식합니다.

군사적 위기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북한인민들이 북한정권에 대해 가지는 두려움 반 기대 반의 복잡한 감정에 기인한 북한의 지도부와 인민 사이의 연대의식을 크게 평가하면서 북한정권은 튼튼히 인민들의 지지 속에 굳건히 버티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시장을 활용해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 역시 분절적 인식이지요. 북한의 변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각각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죠. 이런 분절적 인식은 극복되어야 하겠죠? 이런 사람들이 정치해서 대북정책을 결정하면 정책이 왜곡되고, 민간에 많이 있으면 북에 대한 적개심과 두려움만 증폭시키거나 혹은 ‘통일한반도’를 낭만적으로 그리게 되겠지요. (통일한반도를 낭만적으로 그린다는 것과 관련해서 설명이 필요할 텐데요. 이 부분은 다음에 쓰겠습니다)

현재 북한을 볼 때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시장의 확대로 인한 북한의 변화입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 기존의 반북적, 연북적 관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이 지면을 빌어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변화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고전적인 인식들을 깨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주체의 사회주의 강성대국’이라는 언술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낡은 인식과 전 세계적인 사회주의국가들의 붕괴 와중에도 사회주의를 지켜나간다고 보는 낡은 인식을 함께 극복하고 싶습니다.

원체 글솜씨도 부족한데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며 글을 써서 막상 완성된 글을 읽어 보니 많이 부끄럽습니다. 차츰 좋아지겠지요?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북한 오덕후_ 대학원에서 북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박사논문으로 '북한의 사회주의완성을 위한 투쟁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 함께 사라진 협동주의적 생산양식'에 대해 연구 중이다.

북한 오덕후(북한학 박사수료) 5foul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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