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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10월08일 14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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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건설, 국민 생명과 재산 외면하는 국가"
전국 송전탑 반대 주민, 사제단 "송전탑 공사 중단"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함성이 갑자기 멎었다. 아니, 파묻혔다. 공사 자재를 실어 나르는 헬기 소리에 남은 건 답답한 울음만 메아리치고 있었다.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8일째를 맞은 7일 정오께 충남 당진, 경북 청도 삼평리 등 전국 송전탑 반대 네트워크 주민 70여명이 밀양 주민과 함께 금곡헬기장(경남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에 모여 공사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와중에도 헬기는 공사 자재를 실어 나르기 바빴다.

종교의식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송전탑 공사 중단 거리 미사를 진행하려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목소리도 헬기 소리에 묻혔다.

한국전력은 지난 9월 30일부터 송전탑 공사 재개를 알렸다. 그리고 밀양시 단장면 3곳, 부북면 1곳, 상동면 1곳 등 5곳에서 공사 기초 작업을 진행했다. 금곡헬기장은 공사 현장에 자재를 헬기로 운반하기 위한 곳으로 지난 3일 자재 운반을 막으려는 주민, 연대 단체와 경찰은 충돌했다. 경찰은 연대하러 온 시민 11명을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연행했고, 7일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에게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당진에서 밀양을 찾은 최기환 당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장은 “그동안 국가기간산업이라고 해서 주민들은 많은 양보를 했다. 그런데 앞으로도 송전탑은 300개가 더 지어질 예정이라고 한다”며 “밀양이 무너지면 수백 개의 송전탑이 더 들어설 것이다. 생존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밀양 주민들이 너무 고맙다. 우리도 같이 싸우겠다”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과 이어지는 청도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을 1년 넘게 진행 중인 이은주 씨는 “죄 없이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땅을 지키자고 하는 것이 죄라면 죄인 사람들에게 한전과 정부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며 “더 이상 죄 없는 사람들이 힘들지 않도록 송전탑 공사 강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외면 주민 김응록 씨는 “한전은 철탑 주변 피해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이야기가 틀리면 반박을 해야 하는데 공기가 부족하다며 무조건 주민들에게 양보하라며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넣기에 급급하다”며 “국민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때다. 그런데 지금의 국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울부짖고 절규하는 것뿐”이라며 공사 강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어 오후 1시 30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 미사'를 진행하기 위해 경찰과 한전 측에 헬기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제단의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했고, 오히려 사복경찰이 사제단과 수녀들의 얼굴을 채증해 주민들과 사제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김준한 신부는 “한전과 경찰을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 얼마 전 국무총리가 밀양에 내려올 때 송전탑 공사 합의 들러리로 서는 것을 우려해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얼마 후 국무총리실에서 다른 조건 없는 면담이라고 연락이 와 면담 장소에 도착했다. 그 자리에서 다른 조건 없는 게 맞느냐고 물으니 다른 이야기만 했다. 또, 송전탑 현장에 길을 경찰이 막아서면서 ‘밀양시장이 입산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하더라. 밀양시청에 확인해 보니 그런 사실이 없었다. 당장 거짓말하고 보는 게 이들 습성”이라며 “부득이하고 불가피한 상황이 있더라도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한전과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편, 밀양송전탑대책위에 따르면 한반도 상륙을 앞둔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공사 인력들이 당분간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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