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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9월18일 09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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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넘은 노인 불효자식 만든 추석 연휴 6박 7일 연속근무
[인터뷰]차례 못 지낸지 16년째, 경비노동자 이대섭 씨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16년 전부터 이대섭(65, 가명) 씨는 추석이 없다. 경비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젖소 농장을 운영하던 이 씨는 IMF 외환위기 당시 떨어지는 소 값과 치솟는 사룟값을 견디지 못해 황혼의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이 씨는 현재 대구 모 중학교의 경비다. 이 씨를 포함한 대구지역 초·중·고등학교 경비노동자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6박 7일에 달하는 연장근무를 한다. 연휴에 주말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 씨는 올해도 제사는커녕 모인 가족들과 잠시 밥 한 끼 하기도 어렵게 됐다. 

경비노동자 이대섭(65, 가명) 씨. 인터뷰 중에도 쉴 새 없이 업무관련 전화를 받았다

“가족들이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지. 대구로 다들 모여도 잠깐 얼굴 보는 거 밖에 못해. 올해는 연휴가 길어서 집에 며칠이나 머물려나, 보고 싶긴 하지만 보고 싶다고 다 봐지나. 제사라도 지내야 하는데 매번 내가 못 가니 아들이 지내지. 불효자식이 따로 없어.”

“이번 추석에는 학교에 140시간을 넘게 있어야 해. 공무원 주 5일제니, 휴일 끼면 대체휴일제니 난리 치면서, 우리는 한 참에 140시간을 근무하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인권침해지.”

대구지역 초·중·고등학교 경비는 평일 오후 네 시 반에 근무를 시작해 다음 날 오전 여덟 시 반까지, 주말에는 금요일 오후 네 시 반부터 월요일 오전 여덟 시 반까지 근무해, 하루 평균 18시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일을 한다.

학교 시설 점검과 순찰을 하는 이 씨

이 씨가 대기하는 상황실. 외진 곳 창고를 개조한 듯 퀴퀴한 냄새가 진동했다.

주말은 평일보다 더하다. 명목상 휴식시간에도 업무를 쉴 수 없어, 금요일 오후 출근해서 월요일 오전 퇴근하기까지 60이 넘는 시간 동안 긴장상태로 대기하기 때문이다.

“주말이 제일 괴로운 날이라.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이 100명이 넘는다고. 휴식 시간에도 열쇠 달라, 문 열어 달라 하며 주말 강사와 학생들이 수시로 왔다 갔다 한다고. 또 휴식시간에 우리는 밖에 못 나가. 감금상태에서 일하는 거야. 계약서에 휴무시간에도 교문 밖에는 못 나간다는 조항이 있다고. 나가면 근무지 이탈로 간주해서 해고하는 거야.”

인터뷰하는 중에도 이 씨의 핸드폰은 수시로 울려댔다. 교육청의 업무점검과 학부모의 전화였다. 이 씨는 근무시간이 아닐 때도 항상 전화를 대기하며, 자는 중에도 깨어 전화를 받거나 잡일을 떠맡기 일쑤였다.

“어쩌다 소방 벨이 울리거나, 학생이 귀가가 늦다 치면 난리가 납니다. 어디 불이라도 났는지, 학생이 학교에 있는 건 아닌지 오밤중에 순찰을 해야 하니, 경비가 12부장관도 아니고 일이 너무 많아요. 자다가도 일어나야 되니 수면제는 못 먹고, 그렇다고 잠 도 안 오니 매일 신경안정제를 먹고 잡니다.”

이처럼 비상식적인 근무시간과 노동조건에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대구지부와 각 학교에서 참여한 경비노동자들은 이번 달 9일 인권위에 긴급구제신청과 대구교육청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구교육청은 당장 오는 추석에 휴일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달 9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앞 기자회견

이중모 대구교육청 총무과 담당은 “지금 당장 추석연휴 유급휴가를 보장하기는 어렵지만 학교 재량껏 자체계획을 수립하도록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이라 말했다.

이에 이 씨는 “당장 추석에는 어쩔 수 없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근무 시간을 줄이던지, 명목상 휴식시간이라도 지키던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나 학교나 결국 노인들 발에 족쇄를 채우고 학교에 가둬놓는 게 노인 학대라 이기라. 젊은 사람 같으면 이래 대접 못하는 거라. 노인이 갈 자리도 없고 힘도 없고 하니까, 돈 주는 대로 받고, 시키는 대로 하라 이기라. 이걸 고쳐야 되는 거라. 이게 다른 기관도 아니고 말이지. 정부 기관이라는 게, 또 아주 공정해야할 교육기관이 말이지. 앞으로 나라 짊어질 아이들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라는 게 노인을 학대 한다 이기라. 이래가 아이들 가르친다고 할 수 있겠나.”

이번 연휴에 끼니도 혼자 취사해서 해결해야 하는 이 씨. 이번 추석에도 이 씨는 제사를 못 지내 나이 60을 넘기고 ‘불효자식’이 됐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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