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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8월31일 17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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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청도 금곡리 송전탑 건설 강행
홀몸으로 송전탑 공사 저지 나선 이진영 씨...한전, 갈등 방치

청도=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도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송전탑 건설 예정지(왼쪽), 이진영 씨의 집(오른쪽)

경북 청도군 풍각면 금곡리에 사는 이진영(59) 씨. 그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1km 떨어진 곳에 혼자 살고 있다. 이곳에 들어온 지 10년, 평화롭게 살아가던 그의 눈앞에 송전탑이 들어서기 시작하며 그의 시선은 온통 송전탑 공사현장으로 바뀌었다.

밀양 주민들과 한국전력과의 갈등으로 알려진 신고리원전 송전선로가 이진영 씨 집 앞을 지나는 것. 한국전력은 신고리원전을 시작해 밀양을 거쳐 북경남변전소까지 765kv 송전탑을, 북경남변전소에서 두 갈래로 나눠 대구와 성주까지 365kv 송전탑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작년부터 송전탑 1기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는 청도 삼평리 마을은 북경남 1분기, 이진영 씨 집 앞산을 지나는 송전탑은 북경남 2분기다.

▲자료 출처=한국전력

마을이 모여 있는 밀양과 청도 삼평리는 주민들의 반대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이 씨 집 앞을 지나는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이는 그 하나뿐인 탓에 8월 27일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31일 오전 이 씨는 공사 강행을 막기 위해 공사인부들과 실랑이를 시작했다. 현장의 공사인부들은 “한전과 마을 간의 협의와 보상이 끝났다. 공사를 진행하게 해 달라. 우리도 일해야 하지 않느냐”고 이 씨에게 말했다.

이 씨는 “마을과 떨어져 있어 송전탑이 들어서기 전까지 공사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일방적인 협의지 않느냐. 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씨가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북경남 2분기 345kv 송전탑 5호기는 그의 집과 약 400m 떨어져 있다. 그리고 집 반경 1km 이내에 송전탑이 무려 8기가 둘러싸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씨는 아직 건설하지 않은 송전탑을 산의 6부 능선이 아닌 9부 능선으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 씨는 “주변에 땅이 4천평 가까이 있다. 올해 2월부터 송전탑을 9부 능선으로만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한전은 형평성 때문에 못 해준다는 답변만 하더라”며 “송전탑이 들어오는 것 때문에 땅을 내놓았지만 팔리지도 않는다”고 하소연을 털어놨다.


송전탑 건설 현장은 공사 진행을 막는 이 씨와 인부 5명의 실랑이가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공사 자재를 산으로 옮기기 위해 삭도 작업을 위해 안전 로프를 몸에 묶은 인부 하나가 공중으로 올라가자 이 씨는 그 밧줄을 자신의 몸에 묶었다. 때문에 이 씨와 인부 둘 사이 몸이 도르래를 사이에 두고 묶여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로의 생계가 충돌한 것. 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지체 되면 우리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한전에서 보상이 다 끝났다고 해서 공사에 들어왔다. 일 하는 사람 다치게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토로했고, 이 씨는 “공사가 눈 앞에서 진행되는 걸 볼 수가 없다. 자재가 올라가면 공사는 급격히 진행될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이보나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안타깝다. 양 쪽 모두 살기 위한 것인데, 한국전력이 이러한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한전이 현장에 나와 이 씨 의견 수렴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보나 활동가는 “청도와 밀양 등 전국의 송전탑 공사 현장이 전부 중단된 상황인데 이 곳은 이 씨 혼자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 같다”며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스민>은 금곡리 마을 이장과 한국전력 담당 감독관과 통화를 시도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청도=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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